브라질 최대기업 페트로브라스 사업 설명회<br>국내 조선 빅3, 100억弗 수주 기대<br>최고 경쟁력으로 세계시장 80% 점유<br>유전개발 협력은 고려 안해 난항 예고
| 20일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사 초청 사업설명회에 발표자로 참석한 알미르 길레르미 바르바사 페트로브라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자사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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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 경기침체 와중에 이례적으로 국내 방문을 두달 전 공표했던 브라질 최대기업 페트로브라스(Petrobras)가 예상대로 돈 보따리를 풀었다.
수출보험공사 초청으로 방한, 2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사업설명회를 가진 페트로브라스는 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부유식 원유저장설비(FPSO)와 드릴십(심해시추선)을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8척, 7척씩을 발주한다고 이날 처음으로 공개했다.
국내 기업이 시장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는 분야여서 하반기 이후 100억달러 이상의 수주를 예약한 셈이다. 그러나 정부가 브라질과 추진 중인 유전개발 협력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업진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페트로브라스 사절단 대표인 알미르 길레르미 바르바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임직원 6명과 관련 업체 관계자 10명, 브라질개발은행 관계자 4명 등을 이끌고 방한, 오는 2013년까지 석유개발과 정제ㆍ수송 등에 총 1,774억달러를 투자하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본지 보도를 통해 페트로브라스의 방한 계획이 알려지자 촉각을 곤두세웠던 국내 관련 기업 200여개사는 이날 오전 내내 브라질 측 사업계획에 귀를 기울였다.
특히 조선 및 조선 기자재 50여개 업체의 관심이 높았다. 심해유전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페트로브라스가 FPSO와 드릴십 발주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사업계획을 발표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바르바사 CFO는 본지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내년까지 FPSO 8척, 드릴십 7척을 단계적으로 발주할 것”이라고 처음으로 공개한 뒤 “이 분야에 경쟁력이 높은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수주업체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력과 가격”이라고 밝혀 싱가포르ㆍ일본과의 경쟁에서 한국 기업을 선호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수보는 이들 15척의 해양설비 발주액만 1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 3사가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100억달러가량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식경제부의 한 고위관계자도 “오는 10월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돼 있어 이 시기를 전후로 대규모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ㆍSTX조선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은 21일과 22일 잇따라 페트로브라스 관계자를 만나 구체적으로 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다.
바르바사 CFO는 또 “벌크선 등을 포함해 선박 240여척을 5~6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주할 예정”이라고 밝혀 관심을 샀다. 그는 수주업체 선정 기준으로 자국에 직접 투자했거나 합작 여부, 기술 이전, 브라질산 원부자재 사용 비율 등을 중요 요소로 삼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페트로브라스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브라질 자원개발협력에는 선을 그었다. 바르바사 CFO는 자원개발과 선박지원을 연계하는 계획에 관심이 없으며 신규 유전개발사업은 한국도 다른 나라와 똑같이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