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글로벌 금융주펀드 '최악의 시기'

美신용위기에 '한국월드…'등 수익률 곤두박질


미국발 신용위기의 먹구름이 다시 증시에 드리워지면서 지난해와 올 초 잇따라 출시된 글로벌 금융주펀드들이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6월 출시된 한국운용의 ‘한국월드와이드월스트리트투자은행주식’펀드가 연수익률 마이너스 45.81%를 기록하며 원금의 절반 가까이를 까먹었다. 이 펀드는 메릴린치ㆍ골드만삭스ㆍ씨티그룹ㆍJP모건 등 월가를 주름잡는 금융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 2월에 나온 ‘하나UBS글로벌금융주의귀환주식’도 3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32.02%로 해외펀드 중 손실률이 가장 큰 펀드 중 하나가 됐다. 금융섹터 전체로 봐도 설정기간 1개월,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13개 금융섹터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 22.24% 로 해외펀드 중 최악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3월 반등장에서 수익률 회복 조짐이 있었으나 최근 신용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글로벌 금융주 펀드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수익률이 낮아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도 문제는 이들 펀드를 출시한 운용사와 판매사인 증권사의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분석력이다. 글로벌 금융주펀드는 지난해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면서 이른바 ‘역발상’ 투자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 펀드. 최근까지도 일부 증권사들은 과대낙폭에 따른 반등이 기대된다며 이들 펀드를 하반기 유망상품으로 적극 추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불거진 신용위기가 ‘끝’이 아니라는 분석에 미국 금융주들이 속락하면서 투자자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한 투자자는 “글로벌 신용위기를 단순한 일시적 악재라며 펀드를 설계하고 투자를 권유한 운용사와 증권사들이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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