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기업들 'M&A 실탄' 확보 나선다

SK C&C·LG이노텍등 알짜 자회사 상장 통해 "현금비축"


대기업들 'M&A 실탄' 확보 나선다 SK C&C·LG이노텍등 알짜 자회사 상장 통해 "현금비축"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초대형 딜에 대비해 실탄을 확보하라.’ 대기업들이 알짜 자회사 상장을 통한 현금확보에 나서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과 신사업 진출 등 급격한 미래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한 실탄 확보 차원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알짜 시스템통합(SI) 회사인 SK C&C가 내년 상반기 내 상장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SK C&C가 상장될 경우 이 회사 지분을 각각 30%, 15% 씩 가진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의 평가차익은 1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따라 내년 6월까지 해당 지분을 정리해야만 하는 입장이라 1조원이 넘는 현금을 상장과 동시에 거머쥘 수 있다. 재계에서는 SK의 이 같은 움직임을 포스코, LG그룹, 현대중공업 등이 이달 들어 자회사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고 있다. 올해 M&A 시장에서는 현대건설과 대우조선해양 등 초대형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 등으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에 좋은 여건이 갖춰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알짜배기 비상장 자회사 상장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대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특히 새정부 출범을 앞둔 이달 들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건설, 포스코특수강 등을 연내 상장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11일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치고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16일에는 LG이노텍이 연내 거래소 상장을 공식 선언했고 18일에는 SK C&C의 상장 추진 소식까지 전해졌다. LG그룹은 장기적으로 LG이노텍 뿐만 아니라 LG파워콤, 실트론의 추가 상장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알짜 자회사들이 상장될 경우 대기업들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상당한 규모에 달한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장외거래 가격이 주당 15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장후 시가 총액이 무려 5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이노텍의 경우는 지난해 매출이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알짜 회사여서 상장이 실현될 경우 지분 70%를 보유한 LG전자는 막대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도 시가 총액이 4~5조원으로 추정되는 현대삼호중공업의 지분을 94.7%나 보유하고 있어서 상장 과정에서 구주 매각이나 상장 후 매각차익 실현 등으로 상당한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조선해양, 현대오일뱅크 등 초대형 M&A 작업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M&A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인다고 하더라도 조(兆)단위의 대형 딜에서는 일단 자체 현금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회사가 유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등을 노리고 있으며 LG그룹은 하이닉스 인수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하나로텔레콤 인수 이후 IPTV 등 방통융합 시대에서 보다 막강한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달 들어 대기업들이 ‘자회사 상장→실탄확보→기업인수 및 신사업 진출→그룹 외형 확대’라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내년 이후 재계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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