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백상논단] 데이터 기반 디지털 경제 준비 서두르자

'디지털 경제의 석유' 데이터… 전세계 치열한 기술개발 경쟁

인적·물적 인프라 확보 절실

데이터 생산성·접근성 높은 한국… 지금이 선두주자 약진 '골든타임'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은 "이제 20년간 지속돼온 정보기술(IT)의 시대가 저물고 앞으로 30년간 데이터기술(DT) 혁명에 기반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가 곧 돈이고 금맥이라는 것이다. 비슷한 관점에서 데이터를 디지털 경제의 석유로 비유하기도 한다. 석유가 18세기 산업혁명을 이끌었듯이 데이터가 21세기의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끌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금 세계는 데이터를 캐내고 이용하는 기술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텍스트 데이터 분석은 비전문가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게 됐다. 영상정보를 분석하는 일명 '머신 비전' 기술은 영상을 인간처럼 이해하고 잘못된 점을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또 빅데이터 기술은 범죄율을 예측해 경찰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농작물의 생장속도를 예측해 최적의 수확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이러한 기술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데이터 기반 신경제의 핵심 일꾼을 길러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직업이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이다. 이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에릭 브리뇰프슨이 기계와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직업의 예로 언급하기도 했다. 데이터 과학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과 통계 분석 지식을 겸비하고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분석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춰야 한다. 지금은 이런 능력을 동시에 갖춘 인력이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기업들은 각각의 능력을 보유한 인재들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중급 수준의 데이터 분석 능력을 함양시키는 것과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의 고급 인재를 길러내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관련기사



마지막으로 데이터 자원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데이터의 품질이다. 주기적으로 데이터가 업데이트되지 않으면 데이터의 품질은 저하된다. 최근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이용환경 조성으로 기존의 웹페이지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데 이는 우려스러운 일이다. 기존 데이터와 앞으로 발생할 데이터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도 품질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예를 들면 정부 조직이 바뀌어도 이전 조직의 정보를 웹에서 검색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노력만으로 품질 유지가 한순간에 이뤄지지도 않는다. 데이터를 생산하고 사용하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원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일조해야 한다. 국가적으로 웹을 비롯한 다양한 데이터 자원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문화를 조성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경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확보해야 하고 데이터 과학자를 포함한 관련 인재를 효과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또 데이터 자원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관리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네트워크를 쉽게 쓸 수 있고 다양한 고급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도 드물다. 데이터 기반 디지털 경제에서 선두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지금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김흥남 ETRI 원장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