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계해야 할 과소비/이만수 교보생명 사장(로터리)

국민소득 1만달러로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경이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가 대부분 소비로 상쇄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는 고질적인 사치풍조와 과소비로 인한 저축감소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어쨌든 많은 기업들이 경제발전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자금마저 해외차입금에 의존해야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근검절약은 우리 민족의 오랜 생활태도로 면면히 이어져왔으며 사회규범이라든가 가정생활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강조되어왔다. 그것은 옛사람들의 생활태도에도 잘 나타나 있는데 아무리 재력이 풍부한 사람이라도 이두이변이라 해서 밥상에는 국·김치·간장을 포함해 네가지 이상을 놓지 못하도록 음식의 가짓수를 제한했다고 한다. 또 의생활에서는 「옷물림」이라 하여 아버지가 입던 옷을 맏아들, 둘째가 차례로 물려 입었고 집을 짓는데도 크기를 제한하고, 온돌은 아랫방에서 윗방까지 연결하여 열이 조금도 낭비되지 않도록 절약을 생활화해왔다. 그러나 상업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절약보다 소비가 미덕으로 치부되는가 하면 삶의 행복까지도 대량소비에서 찾는 실정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절약정신이 몸에 밴 부모세대와는 달리 경제성장의 수혜자로 자라난 젊은이들의 소비성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데서도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97년 7월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수가 천만대를 돌파했는데 재력이 훨씬 더 나은 40∼50대보다 30대 이하의 젊은층이 자가용승용차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준다. 근검절약은 개인은 물론 가정과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며 바로 우리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다. 한번 길들여진 습관은 고치기 어렵듯이 낭비벽은 대부분 습관에서 비롯된다.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때 나부터 씀씀이를 줄이는 노력, 이것이야말로 경제를 살리는 가장 손쉬운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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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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