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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안 팔리던 한국차 얼마나 싸지나
[9·10 경기부양책] 아반떼 31만원·그랜저 54만원 싸져… 판매부진 숨통 기대■ 개소세 1.5%P 인하… 차가격 얼마나 내리나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정부가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를 발표한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자동차 영업점에서 소비자들이 전시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소형 20만~30만원·중형 30만~50만원↓
대형차는 차종별로 최대 200만원 인하
BMW·도요타 등 수입차도 동일 적용
11일부터 연말까지 출고 물량에 한정
정부가 내수진작을 위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개별소비세를 인하하기로 하면서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싼값에 차량 구매가 가능하게 됐다. 이번 조치에 따라 배기량을 기준으로 2,000㏄ 이하(이륜차 포함) 차량은 5%에서 3.5%로, 2,00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8%에서 6.5%로 개소세가 각각 내려간다. 개별소비세율이 인하됨에 따라 교육세(개소세의 30%)는 물론 여기에 추가되는 부가세까지 낮아져 차량 구매 고객들은 상당 부분 저렴해진 가격에 차량을 살 수 있게 됐다.
◇아반떼 31만원, 쏘나타는 45만원 싸져=소형차는 20만~30만원, 중형차는 30만~50만원, 대형차는 차종에 따라 최대 200만원 가까이 가격이 인하된다.
차종별로 세부 사양에 따라 가격 인하폭에 차이가 있지만 각 차종별 대표 등급 기준으로 하면 현대차의 아반떼는 1.6 스마트(이하 자동변속기 모델 기준)가 현재 1,695만원에서 1,664만원으로 31만원 내려간다. 지금은 차량 가격에 개소세 약 72만원과 교육세 약 22만원, 부가세 약 154만원 등이 포함돼 있으나 개소세가 약 50만원으로 내려가고 교육세와 여기에 함께 붙는 부가세까지 인하돼 실제 구매 부담은 더욱 줄었다. 쏘나타 2.0 스마트의 경우 종전 2,465만원에서 2,420만원으로 45만원 인하된다. 기아차 K5 2.0 럭셔리도 지금은 2,550만원에 살 수 있으나 11일부터는 약 47만원 싸게 구입할 수 있다.
한국GM은 1,865만원짜리 크루즈 1.8 LT+ 모델 가격이 34만원 내려간 1,831만원으로 조정된다. 말리부 2.0 LS 디럭스팩도 2,391만원에서 2,347만원으로 인하돼 44만원을 덜 내도 된다.
배기량이 2,000㏄를 초과하는 준대형ㆍ대형차종은 가격 인하폭이 더욱 크다. 현대차 그랜저 2.4 럭셔리는 종전 3,048만원에서 54만원 싼 2,994만원, 현대차 제네시스 3.3 모던 스페셜은 종전 4,720만원에서 83만원 떨어진 4,637만원에 살 수 있다. 에쿠스 5.0 프레스티지는 1억991만원에서 194만원 할인된 1억797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기아자동차의 5,800만원짜리 K9은 102만원 내린 5,698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국산ㆍ수입산 모두 11일부터 적용=개소세 인하는 현대차ㆍ기아차ㆍ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BMWㆍ메르세데스벤츠ㆍ도요타 등 수입차 업체에도 모두 동일하게 해당된다.
정부의 이날 발표로 자동차 전시장 및 영업사원들에게 하루 종일 문의전화가 끊이지를 않았다. 기아차 영업소의 한 직원은 "'이미 계약한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거냐' '차종별로 얼마나 싸지냐' 등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적용 대상은 11일부터 올해 말까지 공장에서 출고되거나 수입 신고된 제품에 한하며 이전에 출고 또는 수입 신고해 판매자 등이 보유한 재고물량도 인하된 세율만큼 환급이 가능하다. 신차 계약을 했어도 아직 출고가 안 돼 차량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모두 이번 세율 조정에 따라 가격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올해 말까지 신차 출시를 예고한 업체들은 이번 조치로 신차 효과에 가격 인하까지 맞물려 부진을 탈피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판매증가 기대감 커=자동차 업계는 올 들어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지며 내수판매가 줄어든 것을 이번 조치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내수판매량은 90만3,317대로 전년 대비 8.0% 급감했다. 특히 지난 8월 내수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 줄어든 8만6,072대로 2009년 1월 이후 최저치였다.
과거 정부가 개소세 인하로 내수시장을 회복시켰던 것처럼 이번 조치로 자동차 판매가 급격하게 늘어나지는 않더라도 더 이상의 침체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12월부터 2009년 6월까지 개소세를 30% 인하했다. 배기량 2,000㏄ 이하는 5%에서 3.5%로, 2,000㏄ 초과는 10%에서 7%로 내렸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현대차는 2009년 상반기 판매가 전년 대비 1.1% 감소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