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장이 생각하는 번역가의 자질이 어떤 것일까. 그는 무엇보다 양국의 문화ㆍ언어에 대한 높은 이해와 더불어 문학적인 감각, 문장력을 강조했다. 또 번역에 대한 애정과 사명감, 그리고 자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단지 한글을 영어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에 맞춰 문장을 정리하고 현지화하는 ‘문화번역’이 중요하다. 현지인들에게 호소력을 가지려면,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또 다른 원작을 만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번역가 육성을 위해 그는 기존 번역아카데미를 정식 대학원 과정으로 승격시키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대학과의 학점 교류가 가능해져, 더 많은 해외 고급인력들을 한국으로 불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교수와 학생 확보 모두에 예산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게 맞는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또 젊은 번역가를 집중 양성해 전문번역단도 만든다. 한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정통해질수록 번역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김 원장은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또 해외 독자들에게 호소력을 갖는 문장을 가진 전속 번역자가 있었다. 이미 수상한 중국의 모옌,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 매년 물망에 오르는 무라카미 하루키 등이 모두 그렇다. 북미권을 목표로 한국문학 번역가 30명을 확보해 전문번역단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