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7개월만에 '부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등으로 국내외 경제여건이 불안해지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7개월 만에 부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업 체감경기는 투자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연초부터 정부의 경제운용에 비상등이 켜졌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4.8로 1월(103.0)에 비해 8.2포인트 하락했다. BSI 전망치는 지난해 10월 116.3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11월 112.4, 12월 103.4, 올 1월 103.0 등으로 줄곧 하락했으나 기준치인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99.3)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BSI 전망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그 달의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음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임을 각각 의미한다. 황인학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후폭풍으로 미국 경제가 불안한데다 원유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으로 대외여건이 나빠지면서 2월 경기가 부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황 본부장은 “대기업들은 아직까지는 대외환경 악화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가시적인 영향권에 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93.5)과 비제조업(96.7)의 경기가 모두 부진한 가운데 제조업 중 경공업(93.1)과 중화학공업(95.9) 지수가 함께 하락세를 보였다. 부문별로는 투자(103.3)만 기준치를 소폭 넘었을 뿐 수출(99.6), 고용(98.9), 자금사정(98.5), 내수(96.5), 채산성(95.4) 등 나머지 부문은 모두 부진이 예상됐다. 이에 따라 기업의 재고(107.4)는 한 달 전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황 본부장은 “대외여건 불안 속에서도 투자가 호조세를 보이는 것은 새 정부의 규제개혁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