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 쟁의 대책위원회 연기<br>하의도 생가에도 분향소 설치 조문객 맞아
| 서울 시청광장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차려진 19일 분향을 마친 추모객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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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이틀째인 19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지방 곳곳에 분향소가 설치돼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임시 빈소가 마련된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주요 인사들의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는 취재진들의 열띤 취재경쟁이 계속됐으며 지방 각지에서는 분향소가 속속 차려져 문상객들을 받았다. 추모 분위기가 퍼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당초 예정돼있던 문화행사 등이 잇따라 취소되기도 했다.
○…임시빈소가 마련된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는 이날부터 주요 인사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조문이 줄을 지었다. 이날 오후 장례식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던 70대 할머니는 "여기가 김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이 맞느냐"며 "슬픔 마음에 서둘러 혼자 조문을 왔다"고 말했다.
경비병력은 전날보다 대폭 줄어 근조리본을 단 경찰관 10여명만이 장례식장 입구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등 긴장감이 가득했던 전날과는 달리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20일 빈소가 국회로 옮겨진다는 소식을 접한 세브란스병원측도 김 전 대통령측 유족들이 마지막까지 편안히 머물 수 있도록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병원 한 관계자는 "워낙 경황이 없지만 마지막까지 취재지원과 편의 제공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의 한 편의점은 전날 하루만 매출이 2배로 급증하는 등 뜻하지 않은 대목을 맞기도 했다. 편의점 한 관계자는 "어제 하루만 보통 때의 2배 가량인 1,000만원어치의 물건이 팔린 것 같다"며 "일손이 모자라 다른 지역에서 긴급 지원을 나왔다"고 밝혔다.
○…추모 분위기가 사회 전체로 퍼지면서 각종 문화행사 등도 잇따라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용인시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라 19~24일 개최하려던 문화행사를 취소하기로 했으며 기아차도 20일 광주 염주실내체육관에서 열기로 했던 '광주사랑 기아사랑 썸머 빅콘서트'를 연기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사측이 광주지방노동청에 '정리해고 신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이날 열기로 했던 쟁의대책위원회를 연기하기로 했다. 애초 노조는 사측의 정리해고 신고서 제출에 대응, 쟁대위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4시간 파업의 강도를 높이는 등 강경 대응을 결의할 예정이었지만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광주ㆍ전남 시민사회단체가 결성한 '김대중 전 대통령 광주ㆍ전남 추모위원회'와 민주당 광주시당도 이날 광주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분향소에는 노인부터 어린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찾아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고 일부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오열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김대중컨벤션센터도 임시 분향소를 설치했으며 각 구청과 전남대, 조선대도 학내에 분향소를 차리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김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도 이날 오전 고인의 영정과 국화 2,000송이가 행정선 편으로 하의도에 도착하자 면사무소와 생가 등 2곳에 분향소가 마련돼 추모객을 맞았다. 이곳에는 취재진 70여명도 찾아 주민 등을 상대로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민주당 인천시당 부평 갑ㆍ을 지역위원회가 부평역 광장에 설치한 분양소에서도 이날 오전부터 일반 시민들의 분향이 시작됐다.
시민 한상돈(50)씨는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겨가며 민주주의 정착과 인권신장, 남북평화협력을 위해 큰 역할을 하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한다"며 "고인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한층 성숙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