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세계로 뛴다!] "휴대폰매장 한국제품 독차지"

美텍사스 스프린트 직영점엔 손님들로 북적<BR>노키아·산요는 삼성에 밀려 외진구석에 진열<BR>기술력·사후서비스 뛰어나 중산층 특히 선호

뉴욕 맨해튼의 타임워너 센터 3층에 위치한 삼성전자 상설전시장은 일본 소니 전시장과 함께 세계 전자제품 애호가들의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삼성 전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휴대폰과 평면TV등 삼성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7월22일 오후 2시(현지시각). 34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미국 텍사스주 플라노에 있는 스프린트 직영점에는 삼성 휴대폰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노키아ㆍ산요 등 삼성과 경쟁하는 제품들은 외진 구석에 진열되어 있는 반면 삼성의 첨단 휴대폰은 소비자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모셔 놓고 스프린트 직원들이 손님들에게 삼성제품을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다. 프레스폰 직영점의 팀 스탄윅스 판매매니저는 "매장 전체를 거의 삼성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미국 소비자들이 삼성제품을 찾기 때문"이라며 "삼성제품은 기술력과 브랜드가치, 사후 서비스가 뛰어나 중산층이 특히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버라이즌과 함께 미국 통신서비스시장 패권을 다투고 있는 스프린트는 미국 전역에 1,700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스프린트 매출의 40% 이상을 삼성제품 판매를 통해 창출하고 있다. 삼성은 스프린트에게 생존 그 자체인 셈이다. 지난 97년 미국 휴대폰 시장에 첫발을 디딘 삼성은 10년도 되지 않아 소니에릭슨ㆍ산요ㆍ지멘스 등 내노라 하는 전자회사들을 제치고 북미시장 점유율 3위를 달리고 있다. 2003년만 해도 모토롤라와 노키아가 각각 30.5%, 31.2%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고 삼성은 11.8%에 머물러 간격을 줄이기 힘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모토롤라와 노키아는 각각 28.1%, 21.0%로 내려앉았지만 삼성은 5.8%포인트 증가해 시장점유율이 17.6%로 껑충 뛰어올랐고 여차하면 2위 자리를 꿰어 찰 태세다. 세계적인 소비자조사 단체인 브랜드키가 삼성 휴대폰 브랜드를 지난 200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1위 브랜드로 선정한 것은 그만큼 미국 소비자들이 삼성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핸드폰을 포함해 LCD TVㆍ모니터ㆍ노트북 등 삼성 전자제품이 북미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인정 받고 있는 것은 '브랜드 우선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기업정신 때문이다. 하버드대학교의 조던 시걸 경영학교수가 지난 3월 삼성의 글로벌 브랜드 경영방식을 경영대학교 케이스 스터디로 선정해 학생들에게 가르친 것은 삼성의 기업브랜드 전략이 미국 산업계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반증이다.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통한 삼성제품 판매전략은 미국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계 3위 규모의 미국 댈러스 공항의 5개 터미널에는 삼성 TV와 휴대폰ㆍ모니터ㆍ전광판ㆍ배너광고판 등이 거의 독점적으로 설치 돼 있다. 경쟁회사인 모토롤라와 노키아는 댈러스 공항에 홍보물을 비치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 인구와 맞먹는 연간 5,700만명의 공항 이용자들이 삼성의 일류제품과 브랜드에 흡수되면서 잠재고객이 되는 셈이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맨해튼에도 삼성의 첨단제품과 브랜드가 깊숙이 침투해 한국 정보통신(IT) 산업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맨해튼에서도 땅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컬럼버스 서클의 타임워너 센터 3층에는 삼성 상설전시장이 있다. 지난해 9월 세워진 것으로 외국인들은 평면TV와 휴대폰 등 첨단기술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 볼 수 있다. 개장 이후 현재까지 45만명이 방문했으며 주말에는 평균 3,000명의 방문객들이 몰려든다. 그 동안 뉴욕에 일본 소니가 전자회사로서는 유일하게 전용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삼성이 두 번째로 대형 전시장을 설치함에 따라 세계 전자업계 자웅 다툼을 둘러싼 맨해튼 대전(大戰)도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의 첨단 제품들은 삼성이 전개하고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빠르게 미국 현지화에 성공하고 있다. 상설전시장 운영과 함께 스포츠카 경주대회인 '나스카'를 공식 후원하고 있고 자선마케팅인 '희망의 4계절'을 전개하고 있다. 뉴욕 브롱스에 위치한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양키스 선수들이 홈런을 칠 때마다 삼성전자 로고와 제품이 전광판에 나타나면서 양키스 팬들은 환호하고, 삼성과 유통 협력회사들은 양키스에 자선기금을 기부한다. 희망의 4계절 자선기금 행사에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캐나다의 국민영웅 웨인 그레츠키 전 아이스하기 선수ㆍ골프황제 아놀드 파머ㆍ전 NBA 농구선수 매직존슨ㆍ뉴욕 양키스의 조 토레 야구감독ㆍ인기가수 본 조비 등이 삼성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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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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