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해양플랜트 덤핑수주와 공기지연으로 상반기에만 1조2,92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이런 판에 파업까지 한다면 하루 1,000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고 그동안의 무파업 전통이 깨져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경영상황을 감안할 때 노조의 요구사항들도 지나치다. 임금 13만여원(기본급 대비 6.5%) 인상, 성과급 250%+α 추가,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 호황을 구가하는 회사에서나 나올 법한 것이 수두룩하다. 사측은 경영난 속에서도 기본급 3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생산성 향상, 경영목표달성 격려금 500만원 지급, 내년부터 정년 60세 연장, 사내근로복지기금 및 노조 휴양소 건립기금 50억원 출연 등을 제안하며 성의 표시를 했음에도 견해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경영난에 처한 회사에 무리한 요구를 하고 투표율이 시원치 않자 마감시한까지 무기한 연장하며 파업으로 몰아가는 노조의 행태가 온당한지 되돌아봐야 한다. 지금은 노사가 힘을 합쳐 '현대중호'를 다시 대양(大洋)에 띄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