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곡물수출 중단을 선언 한데 이어 우크라이나 정부도 밀 수출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콜라 프리사아누크 우크라이나 농림부 장관은 “수출 할당제의 실시가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라며 “수출 금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세계 4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 마저 수출을 금지할 경우 20년래 최대 규모의 농산물 인플레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11일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러시아의 밀 수출중단 선언으로 밀의 국제가격 추세를 계속 지켜보고 있는데 국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면서 “당장은 재고물량이 있어 걱정이 없으나 재고 비축분을 유지하기 위한 물량확보 방안과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일반 물가에까지 영향을 주는 애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한 정부 차원의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9월 물가안정종합대책에 기존 3개월분의 밀 재고 비축분을 6개월로 늘리는 것을 비롯해 밀 확보를 위한 수입국가 확대, 식품ㆍ제과 가격 상승 자제 등의 방안을 포함할 방침이다. 특히 제분업체 수입단가 인상에 따라 밀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식품ㆍ제과업체의 가격인상 자제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곡물 가격 급등으로 원유와 비철금속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이로 인해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가 차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전기와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하반기 서민들의 물가부담이 큰 것을 감안해 다음달 물가안정대책 발표 때 밀의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감안한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주목하는 것은 국제 원맥 가격과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밀가루 값이 폭등했던 지난2007년 말과 2008년 초의 상황이 재연될 개연성이다. 당시 원맥 가격이 150% 이상 오르고 고환율이 겹치면서 식품ㆍ제과업계의 제품 값 인상이 뒤따랐다. ㆍ이현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