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텔,새 펜티엄칩 대공세/그로브 회장 승부수 띄웠다

◎경쟁사에 피소·매출감소 설상가상/기술우위 바탕 사태해결에 자신감세계최고 컴퓨터업체 인텔이 최근 난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분기 판매가 저조한데 이어 2·4분기 매출도 전분기보다 10%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수년간 호황을 구가하던 인텔에 경보가 울린 것은 올해들어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시키기 위해 MMX기술을 이용한 차세대 펜티엄칩을 내놓으면서부터. 소비자들이 최신 펜티엄칩이 조만간 시장을 완전 대체할 것으로 보고 기존 칩에 대한 수요를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최근들어 인텔이 「펜티엄 Ⅱ」를 선보이면서 매출하락세는 가속되고 있다. 그러나 앤디 그로브 인텔회장은 3일 올해말까지 최신 펜티엄칩을 전체 생산량의 9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상황을 신·구제품 수요가 교체되는 과도기로 보고 신제품으로 승부를 거는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현재 인텔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수요가 계속해서 줄어들면서 올해 인텔의 매출이 하락세를 지속할 것은 각오한 것이다. 반면 펜티엄 칩에 대한 초기 수요에는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취약지역인 유럽지역은 이미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인텔은 디지털 이큅먼트(DEC)와 사이릭스 등 경쟁업체로부터 이들의 펜티엄칩 기술을 도용했다는 혐의로 고소까지 당했다. 이 와중에 인텔의 주가는 3일 3달러 50센트나 내리고 첨단 기술주가 몰려있는 나스닥지수도 동반하락했다. 하지만 그로브 회장은 『남들보다 앞서 최신기술을 내놓는 것이 인텔의 철학』이라며 사태해결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당장은 어려움이 있지만 결국 최신 기술이 인텔의 왕좌자리를 지켜주리란 믿음에서다. 71년 마이크로프로세서 4004를 시작으로 연거푸 최신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선보이며 세계 시장을 휩쓸었던 그로브가 또다시 승부사기질을 과시하고 있다.<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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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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