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늦더위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숨이 턱까지 막히는듯한 더위는 어느새 사라지고 아침 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은 가을이 발끝에 왔음을 느끼게 한다. 이런 계절에 누구나 한번쯤 생각하는 것이 바로 떨어진 체력을 보강하기 위한 운동이다. 그러나 운동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여름철 체력이 많이 소모된 상태에서 갑자기 시작하면 근골격계 등 신체전반에 큰 손상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을철 운동법에 대해 을지의대 을지병원 김현정(재활의학과ㆍ02-970-8315) 교수와 대전선병원 김성택(042-220-8031) 가정의학과장을 통해 알아본다.
◇만성질환자 종목 처방 받아야=몸에 맞는 운동법은 나이ㆍ체력상태ㆍ취미ㆍ생활요건 그리고 운동목표에 따라 다르다. 무엇보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새로 배운다면 기술이나 능력에 맞게 선택한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다음과 같은 경우 반드시 종목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각종 만성 질환자이다. 여기에다 35세 이상으로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경우나 최근 한달 내에 가슴에 통증이 있었다면 더욱 그렇다.
운동을 하면 가슴이나 좌측어깨ㆍ팔ㆍ목 부위에 통증이나 압박감을 느끼거나 조금만 무리해도 숨이 차고 자주 현기증이 오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병원에서 심장이 나쁘다는 진단을 받았거나 당뇨나 고혈압 환자, 평소 관절에 문제가 있다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의사의 처방을 받아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체력에 무리 가지 않게=운동량은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1주일에 3회, 10∼15분 정도 걷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운동이 익숙해지면 시간을 더 늘리든지 같은 시간으로 좀 더 자주 운동을 한다. 이때 처음 5∼10분간 준비운동 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준비운동의 목적은 심장을 안심시켜 심박동수가 증가되어 체온을 올리고 근육으로 가는 혈류량을 자연스럽게 증가시키는 것이다. 본 운동에서 조깅이나 줄넘기, 자전거 타기 등 활동량이 많은 운동을 할 경우 준비운동의 마지막 5분간은 목표 심박수(최대 심박동수의 50∼75%)에 달할 정도로 빨리 걷기나 조깅을 한다.
스트레칭 역시 아주 중요하다. 스트레칭은 근육과 힘줄을 유연하게 유지시켜 염좌와 같은 운동 중 손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허벅지ㆍ장딴지ㆍ가슴ㆍ팔 등의 큰 근육을 중심으로 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아침에 기온이 낮아지면서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등 심혈관계에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반드시 운동하기 전 준비운동을 통해 갑작스런 운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
본 운동은 종류, 자신의 체력 상태에 따라 30∼60분간 실시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짧은 시간동안(15분 정도) 낮은 강도로 시작해 점차(약2∼3달간에) 운동량을 늘린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권하는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다.
빨리걷기ㆍ조깅ㆍ수영ㆍ자전거타기ㆍ줄넘기 등 큰 근육을 사용하는 활동적이고 리드믹한 운동이 여기에 속한다. 적절한 심폐기능의 향상을 위해 적절한 강도로 운동을 해야 되는데 이때 심박동수가 강도를 측정하는 지표가 된다. 운동 시 적절한 운동강도는 심박동수가 목표 심박동수에 있는 경우다.
목표 심박동수는 최대 심박동수의 50∼75%로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50% 정도로 수주간 시행하다 70∼75%로 올리고 약 6개월간 규칙적으로 지속하면 원하는 경우 85% 정도까지 올릴 수 있다. 최대 심박동수는 원칙적으로 병원에서 운동부하 검사를 시행하여 피로에 의해 더 이상 운동할 수 없는 시점에서의 심박동수를 말한다.
◇지속적이고 규칙적으로=운동 횟수는 1주일에 3회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일단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간대는 오전 오후 어느 때나 관계가 없지만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있다면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는 새벽에는 삼간다.
본 운동이 끝나면 마무리운동을 약 5분간 실시한다. 운동의 강도를 서서히 낮추는 것인데 예를 들어 조깅을 하던 경우에는 빨리 걷기나 줄넘기로 바꿀 수 있다. 마무리 운동은 심박동수를 낮추고 근육에 있던 혈류가 심장으로 돌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갑자기 운동을 멈추게 되면 혈류가 심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근육에 남아있게 되어 현기증 메스꺼움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신체가 혈류의 변화에 적응하는데 3분 정도 걸리므로 최소한 3분 이상 마무리 운동을 한다. 많은 경우 서서히 운동강도를 올리면서 운동을 하는 것은 해가 적다.
그 외 운동시 주위해야 할 점은 아침ㆍ저녁의 심한 기온 차로 인한 감기에 조심하고 특히 고혈압이나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는 시간대는 운동을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유행성 출혈열, 쯔쯔가무시병 등이 유행하는 시기이므로 잔디나 숲에서 운동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