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극장 세계명감독 감상 자리 마련
이달 극장가는 2주 앞으로 다가온 설날 대목을 위해 국내외 신작들을 13일을 시작으로 대거 준비하고 있다.
이들 작품들은 상업성이 높은 작품들이다. 이와 함께 일부 극장과 문화공연장에서는 데뷔작 한편으로 세계 영화사를 깜짝 놀라게 했던 천재 감독들의 기라성 같은 데뷔작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 관심을 모은다.
우선 서울 시네마테크는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인 '오즈 야스지로(1903~1963)의 회고전'을 12일부터 20일까지 아트선재센터(02-720-8702)에 마련했다.
오즈의 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케 해 줄 회고전은 국내서는 처음으로 일본의 거장 감독의 주요 작품들을 소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총 상영작은 11편. 세대 차, 가족내에서의 죽음, 혼인문제 등의 소재를 통해 유머와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관찰을 잘 융합한 '태어나기는 했지만'(1932년)의 초기 대표작을 비롯해 '외아들' ' 바람속의 암탉' '만춘' '맥추' '동경이야기' '조춘' '부초' '가을 햇살' '꽁치의 맛' 다큐멘터리 '오즈의 초상, 살아보기는 했지만'등이 있다.
오즈 야스지로는 미조구치 겐지, 구로사와 아키라와 함께 일본 영화의 3대 거장. 주로 서민들 사이에서의 관계와 소통 그리고 가족간의 연대감의 점진적인 소멸에 초점을 맞추면서 삶과 자연에 대한 인종(忍從)의 태도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오즈의 영화들은 지극히 일본적인 세계관을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오즈는 그런 작고 경미한 이야기들을 엄정한 미니멀리즘의 형식 안에 담아냄으로써 영화 사상 유례를 보기 드문 형식미를 구축한 감독이었다.
그래서 오즈의 세계는 각국의 많은 영화 감독들과 영화 평론가들을 끌어들이는 매혹적인 세계가 되었을 뿐 아니라 후대 감독들에게 창작의 중요한 영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 영화계 명감독들의 데뷔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영화제가 열린다.
`영화사를 바꾼 명 데뷔작 모음전'이란 제목의 이 영화제는 21일부터 31일까지 씨네큐브 광화문 소극장(02-2002-7770)인 아트큐브에서 열린다. 총 상영작은 9편.
칼라필름이 당연시되던 때 과감한 흑백필름의 선택과 절제된 연출로 미국 독립영화의 기수로 떠오른 '천국보다 낯선'의 짐 자무쉬, 세밀한 관찰력과 개인적인 감수성을 유기적으로 조직해내는 뉴질랜드 출신의 제인 캠피온 감독. 그녀는 칸느가 인정한 최초의 여성 시네아스트로 '피아노'로 칸느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정규 학업을 중단했지만 시적인 대사와 감각적인 영상으로 영화 매니아들의 우상인 누벨 이마주의 천재 레오스 카락스의 '소년, 소녀를 만나다'등이 준비된다.
또한 아프리카 영화 '야바'역시 우간다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소르본느에서 영화학 학위를 받은 이드리사 우에드라고 감독의 데뷔작이다.
이밖에 상영작과 감독은 '이레이저 헤드'(데이비드 린치) '동정없는 세상'(에릭 로샹)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꺼야'(비타리 카네프스키) '하얀풍선'(자파르 파나히) '슬램'(마크 레빈) '소무'(지아장케)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