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국기업이 된 휠라코리아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의 한국법인인 휠라코리아가 내부경영자인수(MBO)로 순수 토종 기업으로 거듭나기로 했다는 뉴스는 정말 신선하다. 휠라코리아의 윤윤수 회장을 비롯한 한국인 경영진이 외국 지주회사인 SBI가 소유하고 있던 자사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해외자본의 인수ㆍ합병(M&A) 물결 속에 외국계 한국법인의 지분을 국내 경영진이 인수하기로 한 것은 지금까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지난 2003년 MBO를 통해 이탈리아 휠라 본사를 인수한 글로벌 지주회사인 SBI가 휠라코리아 지분을 한국경영진에게 넘겨주기로 한 것은 경영능력을 그만큼 높게 평가했다는 증거다. 휠라는 나이키ㆍ리복ㆍ아디다스 등과 함께 세계 스포츠 의류 및 신발시장을 주름잡는 다국적 기업이다. 이러한 회사를 토종 기업으로 변신시킨 한국경영진의 경영능력은 외국자본의 공세에 직면해 있는 한국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휠라코리아는 눈부신 경영실적 때문에 오래 전부터 회자돼 왔다. 앞서가는 마케팅 등 경영 효율성과 공격성은 본사까지 참고하기에 이를 정도였다. 그 결과 매출 및 순이익률 기준으로 전세계 27개 현지법인 중 미국지사에 이어 2위 규모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 같은 공격적 경영에 힘 입어 2003년 3,800억원이었던 매출이 내수침체로 불황의 골이 깊던 2004년에도 4,5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앞으로 국내기업으로의 변신절차가 끝나면 휠라코리아의 효율적이고도 공격적인 경영은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다. 또한 이익을 국내에 재투자하겠다는 다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로 인해 기업의 가치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어려울 때 일수록 투자를 늘리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경영 효율성을 높여 온 휠라코리아의 토종 기업으로의 변신은 불황에 허덕이고 외국자본의 공세에 몸을 움츠리고 있는 많은 한국기업에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성공적인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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