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무제한으로 쏜다" 이통 3社 불꽃튀는 데이터서비스 전쟁

[스마트 大戰 생존경쟁 시작됐다] <하> 네트워크도 스마트하게<br>SKT·KT이어 LG도 정액제 도입 네트워크망 구축 전략은 차별화<br>SKT "3G망 보강 뒤 LTE 전환"… KT "내년 와이파이존 10만개로"…<br>LG "100Mbps 초고속으로 승부"



회사원 고경민(32)씨는 출근길에 갤럭시S의 와이파이를 끄고 3G 통신망으로 인터넷을 이용한다. 와이파이에 비해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뉴스를 보는 데는 별 지장이 없어서다. 이전에는 데이터 요금을 아끼려 매번 무선 인터넷을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지난달부터 SK텔레콤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데이터 요금이 '공짜'가 됐기 때문이다. 고씨는 "과거에는 휴대폰에 내장된 버튼을 잘못 누르는 바람에 데이터 요금이 부과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며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이 데이터 요금을 비싸게 받아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허탈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이통사들 '소리 없는 전쟁'=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스마트폰 가입자 확산에 따른 3G망 사용량 증가가 이동통신사들에 가입자 확보와 설비 투자라는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는 당장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만 이에 맞춰 네트워크를 확충해야 하는 부담도 덩달아 따라오는 셈이다.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시행한 SK텔레콤과 KT에서 5만5,000원 이상의 요금제에 가입하는 스마트폰 이용자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스마트폰 신규 가입자의 72%가량이 5만5,000원 이상의 요금제를 신청했다. SK텔레콤과 KT가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도입하자 당초 계획에 없었던 LG유플러스도 이달부터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그동안 초고속인터넷에 국한됐던 정액 요금제가 이제는 통신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와이파이존(Wi-Fi zone) 구축에 있어서는 이동통신 3사가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어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무조건 와이파이존을 늘리는 대신 기존 3G 통신망을 보강한 뒤 곧바로 4세대(G) 이동통신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전환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KT는 와이파이존과 와이브로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원더랜드'를 구축하겠다는 상반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 '데이터 하이웨이'로 승부=SK텔레콤은 기존 3G 네트워크망의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이른바 '데이터 하이웨이' 전략을 통해 스마트폰 시대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데이터 트래픽이 발생하는 상위 지역의 데이터 전용 주파수를 3배로 늘리고 3G 네트워크망의 수용 용량을 6배로 확충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데이터망과 음성통화망을 분리해 데이터가 폭증하더라고 음성통화에 간섭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 최초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자사 스마트폰 가입자 200만명의 무선인터넷 이용 패턴과 데이터 트래픽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데이터 트래픽이 집중되는 서울 5개 구에 대해 네트워크망 용량 증설을 완료했다. 올 하반기에는 데이터 전용 소형 기지국 장비인 '데이터 펨토셀'을 추가로 확충하는 등 스마트폰 가입자 확산에 따른 데이터 처리 능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11월부터는 인구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기존 기지국보다 용량이 2배로 늘어난 '6섹터 솔루션'을 1,000개 국소에 도입할 계획이다. 또 현재 1만개 수준인 고정형 와이파이를 보강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이동형 와이파이를 지하철ㆍ버스ㆍ택시 등 5,000개 국소에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하장용 SK텔레콤 네트워크부문장은 "6섹터 솔루션과 펨토셀 등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통해 경쟁사 대비 3배 수준의 데이터 수용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며 "경쟁 우위에 있는 3G 통신망을 중심으로 와이파이를 보강함으로써 최상의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원더랜드' 구축=KT는 대규모 와이파이망 구축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내년까지 와이파이존을 10만개로 확대하고 와이브로 서비스 지역을 대폭 늘려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주요 전략이다. KT는 연간 투자 규모 3조2,000억원 범위 내에서 오는 2014년까지 와이파이 2,500억원, 와이브로 5,500억원, LTE 1조6,700억원, 3세대 WCDMA 2조4,000억원, 클라우드 컴퓨팅 1,000억원, 무선인터넷백본 1,300억원 등 총 5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 및 수도권 19개시에서 제공되는 와이브로망 확충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우선 올 10월까지 5대 광역시와 경부고속도로 등으로 확대하고 내년 3월에는 전국 84개시 및 서해안, 남해,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등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2만7,000여개인 와이파이존을 올해 말까지 4만개로 늘린 뒤 내년 말에는 10만개로 확대, 와이파이존 규모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다는 방침이다. KT가 무선 네트워크 확충이라는 '정공법'을 선택하면서 국내 통신시장의 경쟁구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이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해 4G LTE 통신망의 조기 구축에 나선 것과 달리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유무선 네트워크를 보강하는 쪽으로 전략을 집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업계 최초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하고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를 전격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와이파이존 전략에서도 KT와 SK텔레콤은 대조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KT는 내년까지 10만개의 와이파이존을 구축할 계획인 반면 SK텔레콤은 1만5,000개(이동형 5,000개 포함)로 당분간 모바일 트래픽 수요에 대응한 뒤 차세대 통신망인 LTE로 넘어갈 계획이다. 표현명 KT 사장은 "기존 3G(세대) 통신망과 앞으로 도입할 4세대 LTE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다"며 "와이파이와 와이브로를 비롯한 유무선 네트워크에 총력을 기울여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원더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초고속 와이파이로 추격=LG유플러스는 초고속 와이파이로 스마트폰 시대에 본격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와이파이를 기존 이동통신망의 대체재나 보완재가 아닌 하나의 인프라로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와이파이 중심의 네트워크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100Mbps의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초고속 액세스포인트(AP) '유플러스 와이파이100'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존 와이파이 대비 2배 이상 빠른 속도와 우수한 보안성을 내세워 출시 2개월 만에 가입자 12만명을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전국 130만 가정에 보급된 인터넷전화 '마이LG070'도 LG유플러스 네트워크 전략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기존에 구축한 와이파이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결합함으로써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홈네트워킹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12년까지 가정 및 기업에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 280만개, 와이파이존 5만개를 구축함으로써 차세대 네트워크 시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이정식 LG유플러스 홈솔루션사업본부장은 "'유플러스 와이파이100'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100Mbps급의 초고속 와이파이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며 "와이파이 이용의 70%가 공공장소가 아닌 가정이나 직장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미 구축한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정용 와이파이 인프라로 차세대 융합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무선인터넷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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