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1월7일] <1236> 타코마교 붕괴


1940년 11월7일 오전11시, 워싱턴주 타코마. 길이 1,811m짜리 타코마 다리가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 미국인들은 경악했다. 거금인 800만달러(요즘 가치 4억7,600만달러)를 들인 최신 교량이 완공 5개월 만에 무너졌으니까. 충격은 온갖 소문을 만들어냈다. 부실시공설은 물론 2차 대전 참전으로 기우는 미국에 대한 독일의 경고라는 억측까지 나돌았다. 논란 속에서 워싱턴대의 한 교수가 ‘바람에 의한 공명’이 원인이라는 견해를 발표했지만 즉각 반론이 나왔다. 타코마 현수교는 시속 190㎞의 초강풍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된 반면 사고 당일의 풍속은 시속 63㎞ 정도였기 때문. 바람의 진동과 다리의 고유진동수가 맞아 떨어져 붕괴됐다는 가설은 바로 증빙됐다. 주변을 촬영하던 한 사진점 주인의 동영상 카메라에 붕괴 당시의 현장이 생생하게 잡힌 덕분이다. 필름 분석 결과 오전10시R께부터 다리가 꽈배기처럼 좌우로 분당 14번씩 비틀리기 시작, 한 시간 만에 중앙부터 시작해 대부분 파괴됐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다행스러운 점은 인명피해가 전무했다는 점. 다리 중앙에 잠시 정차하던 빈 차에 있던 개 한 마리가 차와 함께 빠진 게 생명체가 본 피해의 전부다. 미국은 재시공을 결정했으나 새로운 다리는 10년 후에나 건설됐다. 전쟁으로 물자가 부족했던 탓이다. 2007년에는 똑같은 모양의 다리가 하나 더 생겼다. 때문에 타코마 다리는 세계 유일의 쌍둥이 현수교로 꼽힌다. 타코마 다리 붕괴사건은 처참한 실패였지만 공학기술은 이를 계기로 몇 단계 발전했다. 미국의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시장의 실패로 야기된 경제위기를 딛고 일어섰으면 좋겠다. 타코마 다리의 실패가 성공과 발전의 밑거름이 됐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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