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험을 통해 들춰본 인간 심리의 본질

■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로렌 슬레이터 지음,에코의서재 펴냄)


스키너가 쥐실험에 사용한 상자

심리학 하면 프로이트나 심령치료 등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있는 심리학 개론서를 몇쪽이라는 들춰본 사람이라면 자연과학에 가까운 심리학 방법론과 연구 성과에 놀라게 된다. 정신과진료소 ‘애프터케어서비스’의 로렌 슬레이터 소장은 심리학 교재에 단골로 등장하는 10개의 실험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추적하고 있다. 딸을 가둬놓고 사육했다는 악소문에 시달렸던 스키너, 원숭이 실험으로 동물 애호론자들의 격렬한 비난에 시달린 할로, 엽기적인 살인 사건에 침묵한 38명 증인들의 심리를 추적한 달리와 라타네의 실험 등등이 생생하게 그렸다. 실험 심리학의 대부로 여겨지는 스키너의 쥐 실험은 오늘날 경제와 인간 세상이 돌아가는 키워드로 불리는 인센티브(보상) 법칙의 원류라고 할 수 있다. 고양이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돼지에게 진공청소기를 밀게 했던 그는 “조건반사를 이용해 시민들을 착한 로봇군단처럼 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존 달리와 밥 라타네의 실험은 군중 속에서 벌어지는 범죄에 대한 대중의 이해할 수 없는 방관 현상의 이유를 밝혀내고 있다. 1964년 3월 자신의 집 앞에서 이웃들의 수수방관 속에 피살된 한 여성의 죽음은 개인의 책임 의식은 그들이 소속한 집단의 크기에 반비례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드러낸다. 심리학자들이란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을 사전에서 빼내고자 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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