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사상 처음으로 2개 대회 연속 한국인 챔피언이 탄생할 것인가.
위창수(39ㆍ테일러메이드)가 크라운플라자 인비테이셔널(총상금 620만달러) 셋째 날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위창수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 골프장(파70·7,204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쳤다. 전날 선두였던 데이비드 톰스(미국)에게 7타 뒤졌던 위창수는 중간합계 13언더파 197타를 기록하며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4타를 잃으며 2위(12언더파 198타)로 밀려난 톰스와는 1타차.
이번이 PGA투어 147개 대회째 출전인 위창수는 이날 100개 대회째 컷 통과를 자축했고 사상 처음으로 우승도 노리게 됐다. 위창수가 우승을 차지하면 지난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최경주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한국인 선수가 PGA투어 왕좌를 차지하게 된다. 위창수가 첫 우승을 신고하면 올해 페덱스컵 랭킹 104위에서 25위 안으로 껑충 뛰어오르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다.
위창수는 이날 첫홀(파5)과 2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고 11번홀(파5)에서도 어프로치샷을 1.8m에 붙이며 1타를 더 줄여냈다. 악천후로 경기가 1시간 30분 가량 중단된 뒤 재개됐으나 위창수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위창수는 16번홀(파3)에서 9m가 넘는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며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위창수와 경쟁하던 톰스는 전반에 2타를 잃은 뒤 11번홀에서 버디를 낚았으나 14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위기를 겪었다. 톰스는 16번홀에서 3퍼트를 범해 보기를 기록하면서 위창수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9월 BMW챔피언십 이후 10위 안에 든 적이 없는 위창수는 “이날 선두로 올라설 수 있으리라고 생각지도 못 했다”며 “애초 목표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라며 기뻐했다.
나상욱(28ㆍ타이틀리스트)은 버디와 보기를 3개씩 맞바꾸며 타수를 줄이지 못 했으나 마지막홀(파5)에서 기막힌 어프로치샷을 선보여 PGA투어 홈페이지에서 선정한 ‘이날의 샷’으로 꼽혔다. 나상욱은 홀에서 77m를 남긴 가운데 세번째 샷을 홀 1m 안쪽에 붙이며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나상욱은 전날 공동 9위에서 공동 12위(6언더파 204타)로 떨어졌으나 톱10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