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0월 15일] '두개의 귀, 하나의 입'의 의미

사람에게는 두개의 귀와 하나의 입이 있다. 이렇게 만든 조물주의 뜻을 받들자면 듣는 것을 말하는 것보다 배로 하라는 뜻일 것이다. 말이 많으면 자연스레 실수하기 쉽고 쓸데없는 말까지 하게 돼 지나고 보면 늘 후회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살이다. 가급적 적게 말하는 게 좋은 것 같다. 필자의 경우 일선 자치단체장으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수년 동안 비서실 직원에게 특별명령을 내린 적이 있다. “지금 시정을 잘 꾸려나가고 있다는 듣기 좋은 소리는 자네 말고도 수없이 들을 수 있으니 자네는 나에 대한 비방과 비난ㆍ험담 등 온갖 듣기 싫은 소리들을 있는 그대로 적어 보고하라”는 것이었다. 설령 비난과 험담이 사실이 아닐지라도 그러한 이야기가 떠돈다는 것만으로 반성할 점을 찾을 수 있어 시정 운영에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때의 일이다. 당시 민정수석이 노 전 대통령에게 “시중에 대통령 별명이 물태우입니다”라고 농반진반으로 전언을 했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노 전 대통령이었지만 민정수석의 등허리에는 진땀이 흘렀다는 후일담처럼 바른 소리는 그만큼 하기도 어렵고 듣기도 어렵다. 인터넷이라는 괴물(?)의 등장으로 이러한 말하기와 듣기가 엄청나게 왜곡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매일 쏟아지는 스팸메일과 댓글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고 쓸데없는 일에 신경을 쓰게 되는가. 요즘 들어서는 정말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듣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는 것 같다. 방송매체의 인기 프로그램 중에 ‘말말말’이라는 프로가 있다. 말의 실수 때문에 많은 유명 인사들이 곤욕을 당하는 것을 손쉽게 볼 수 있다. 그러하기에 말하기에도 듣기에도 자기 나름의 철학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앞ㆍ뒷말에 불일치가 없어야 할 것이며 더욱 거짓이 없어야 할 것이다. 남의 말을 들을 때도 마구잡이로 듣고서 사실인 양 믿고 쉽게 판단할 것이 아니라 몇 단계 옮겨지면서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이 상당수 있음을 알게 되면 바르게 듣는 것 또한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일이다. 세월이 많이 강퍅해지고 있고 없는 말을 만들어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는 무서운 세상이 됐다. 이럴 때일수록 무엇이 진실되고 정확한 말인지를 잘 분간해서 듣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무엇보다 듣는 것의 절반 정도만 골라서 신중하게 바른말만 하게 되면 살아가면서 큰 실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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