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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를 세계 최초로 해상에 떠올리는데 성공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떠다니는 LNG 공장'으로 불리는 FLNG 분야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중공업은 향후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로열더치셸로부터 수주한 세계 최초의 부유식 LNG 생산설비인 '프리루드(Prelude) FLNG'의 진수 작업을 지난달 30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3일 밝혔다.
FLNG는 천연가스의 생산, 정제, 액화, 저장, 하역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하나로 통합한 신개념의 해양설비다. 기존에는 해저 가스전에서 뽑아 올린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보낸 뒤 이를 액화·저장했다가 LNG선으로 수요처까지 운송했지만 FLNG는 해상에서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어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해양플랜트 설비이다.
삼성중공업은 2006년 9월부터 4년 넘게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FLNG 개발에 나서 세계 최초로 기술을 확보했다. LNG가 움직여 화물창 내부를 손상시키는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영하 163도의 극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보랭시스템, 대형 스테인리스 탱크 생산기술 등을 차례로 만들어냈다.
조선업이 불황을 겪고 있지만 FLNG는 해저 가스전 개발에 필요한 육상 액화·저장설비 건설비용(평균 2조원)을 절감할 수 있고, 해저 파이프를 설치하지 않아 해저 생태계 보호도 가능하다.
FLNG의 다양한 장점이 주목받자 로열더치셸을 비롯한 오일메이저들은 호주와 동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에 현재 약 20여개의 FLNG를 이용한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형 FLNG를 통해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매장량 1억톤 미만의 중소형 가스전이 전세계적으로 35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돼 앞으로 FLNG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FLNG 한 척당 수주 가격이 20억 달러(약 2조원)로 일반 LNG선 평균 선가의 10배나 돼 삼성중공업에도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의 FLNG를 차질없이 성공적으로 진수해 향후 FLNG 수주전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세계적 오일메이저들이 FLNG를 이용한 가스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삼성중공업이 FLNG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진행될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진수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설비 진수'라는 기록도 수립했다. 프리루드 FLNG는 길이 488m, 폭 74m, 높이 110m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설비이다. 진수 당시 중량만 약 20만 톤을 기록했다. 전세계 조선소에서 진수된 선박과 해양설비 중에 가장 크고 무거운 설비로, 세계 최대 항공모함의 두배에 이를 정도다.
삼성중공업은 진수를 마친 프리루드 FLNG를 안벽에 계류한 뒤 앞으로 2년 여에 걸쳐 선체 내부 LNG 저장탱크 제작, 상부 플랜트 설비 설치, 내외부 의장 작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