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경제부총리로 한덕수 국무조정실장이 최종 낙점되기까지 청와대 안팎에서는 숱한 뒷이야기를 낳고 있다.
단연 눈길을 끄는 대목은 노무현 대통령이 4명의 후보 가운데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면접’을 했다는 점. 대통령이 각료 등 정부 고위직 인선을 앞두고 개별 후보와 면담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후보군 대부분을 면접한 것은 이례적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13일 한 실장을 끝으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신명호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차례로 면담, 의견을 나누면서 적임자 여부를 직접 가렸다고 한다.
김완기 인사수석은 “앞으로 (국무위원 인선 때) 반드시 면접을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급적 그렇게 해서 의견을 교환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 여당은 앞으로 국무위원에 대해서도 국정원장ㆍ검찰총장 등 ‘빅4’처럼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적어도 새 제도가 도입되기까지 과도적으로 ‘대통령 면접’이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새로운 관행으로 추가될 공산이 크다.
윤 위원장과 강 의원이 후보군에 오른 뒤 사의를 표명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두 후보는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자 청와대에 직ㆍ간접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후문. 그러나 청와대는 ‘뭔가 문제가 있어서’ 경제부총리에 발탁에서 제외됐다는 항간의 관측을 부인한다.
김 인사수석은 “강 의원은 검증과정의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며 “당 쪽에서 할 일이 있고 당과 정부간의 가교역할이 있어 본인이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 역시 금감위원장을 맡은 지 7개월밖에 안된데다 금감위에서 할 일이 많아 고사의사를 밝혔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각료제청권도 새삼 주목되고 있다. 이 총리는 12일 한 실장을 새 부총리로 임명할 것을 청와대에 공식적인 루트로 전달했다고 한다. 앞서 이 총리는 강 의원을 1차 추천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특히 부총리 인선구도가 처음에 2파전(강 의원, 윤 위원장)에서 신 2파전(신 고문, 한 실장)으로 변화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원래부터 4명이 후보군에 올라 병렬로 검증하고 있었지만 언론에 강 의원, 윤 위원장간의 2파전으로 부각됐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또 이헌재 전 부총리가 사임한 직후에는 새 부총리 후보군에 기업인도 올라갔으나 경제정책을 이해해야 하고 정책 일관성도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곧바로 제외됐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