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바람 견뎌낼 '인동초(忍冬草) 주식' 없나요?




『 올해 연말은 유난히 쓸쓸하다.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글로벌 금융위기와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는 경기침체가 증시를 뒤 덮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는 온통 비관적인 뉴스들만 가득하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1년새 전세계 증시에서 무려 20조달러가 사라졌다. 이제는 암세포마냥 실물경제 분야로 빠르게 퍼져나가며 주식시장을 끝없는 추락으로 이끌 것 같은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책없는 막무가내식 비관은 훌륭한 투자자의 친구가 아니다. '주식시장의 가장 큰 호재는 하락'이라는 말이 있는 듯이 암흑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찾아 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당수 기업들이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우려로 신음하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는 종목은 있다. 요즘 증권가에서는 약세장의 칼바람을 견녀낼 수 있는 '인동초 종목'을 발굴하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말 단골메뉴로 꼽히는 배당종목을 비롯해 통신이나 가스, 전기 등 경기가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소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경기방어주들이 거론된다. 또 멀쩡한 기업들마저 유동성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효율성과 현금보유력이 높은 종목들이 투자대상에 오르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경기저점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기위축 때 매출이 되레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라면이나 게임, 소주 등 틈새종목들도 투자 레이더망에 올려 놓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대세 상승장에서는 누구나 비교적 손쉽게 투자의 달콤함을 맛본다. 하지만 요즘 같은 엄혹한 장세에서는 흐름을 거꾸로 이용하고 분석하는 투자자들만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빙하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인동초 종목'을 찾아 보자. 』 ● "배당·현금보유·경기방어·불황수혜株 주목" 올해는 ‘싼타’가 오지 않을 모양이다. 매년 이맘때면 으례히 제기되던 ‘싼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다. 금융위기 속에 경기불황의 그림자 마저 짙어지면서 증시 주변에는 호재다운 호재가 자취를 감췄다. 약세장을 헤쳐 나갈 ‘인동초’ 같은 종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장세에서는 일단 안전성을 우선으로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금비중이 높고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을 비롯해 시기적으로 연말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경기침체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필수소비재나 경기방어주에 대한 접근전략도 나쁘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들의 씀씀이가 줄어들고 실직자나 구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실적이 되레 호전될 수 있는 ‘불황 틈새주’들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배당주’는 이달 중순이 주가 고점= 계절적으로 배당주들이 주목을 받을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가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얼마 만큼의 배당을 할 것인지 알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배당주는 투자시점과 배당 결정 시점과의 시차를 감안해 어떻게 잘 선별하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올해처럼 변동성이 크고 기업들의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전문가들은 올해와 같은 약세장에서는 투자수익과 배당수익을 함께 고려하돼 예상 배당수익률 만큼의 투자수익이 발생할 경우에는 배당을 포기하는 것도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약세장에서는 배당락 이후 주가 회복이 더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은 올해 KOSPI200의 연말 현금배당수익률이 평균적으로 2.2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중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은 금호타이어ㆍ대구은행ㆍ강원랜드ㆍKTㆍ현대미포조선 등이다. 중소형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가질 필요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중소형 배당주가운데 배당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으로는 한국전파기지국ㆍ한네트ㆍ무림에스피ㆍ한국고덴시ㆍ남성ㆍ대진공업ㆍ한일이화ㆍ휴스틸 등이다. 하지만 올해 지수가 급락해 배당에 대한 메리트는 높아졌지만 경기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실제 배당이 얼마나 이뤄질지에 대한 변동성이 높은 점은 투자시 감안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그렇다면 배당주는 언제쯤 가장 많이 오를까. 동부증권 분석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12월 주요 배당주의 경우 이달 중순 이전에 고점을 기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97년 이후 통계치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주요 배당주가 12월 중순 이전에 고점을 기록할 확률은 64%에 달했다. 특히 12월 16일 직전 3거래일이 배당주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배당주를 노리는 투자자라면 반드시 염두해 둘 둬야 할 대목이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배당주의 경우 올해 각국의 금리인하 및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는 선물옵션 만기일 전후가 최적의 차익실현 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금자산 보유기업’이 상대적으로 안전= 건설사들의 유동성 문제와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안전성이 투자의 주요 판단기준으로 급부상했다. 경기 침체하의 주식시장은 전형적으로 성장주 보다는 안전주에 대한 선호현상이 증가한다. 따라서 낮은 부채비율과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수익성을 보장해줄 가능성이 높다는게 증권가의 해석이다. LIG투자증권은 이 같은 기준으로 충족하고 잇는 기업으로 고려아연ㆍ유한양행ㆍ아모레퍼시픽ㆍSTX팬오션ㆍPOSCOㆍ에스원 등을 꼽았다. 시가총액에 비해 순이자수익률이 높은 기업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영업측면에서도 흑자를 낸 기업들이라면 더더욱 좋다. 순이자수익률이 높은 기업은 보유 현금의 이자수익 확대를 통해 직접적인 이익 증가까지 누릴 수 있다. 한화증권은 이같은 조건에 충족하는 기업들로 현대미포조선ㆍ대우조선해양ㆍ대한통운ㆍ남양유업ㆍ삼성공조ㆍ이니시스ㆍ국보디자인ㆍ전기초자 등을 추천했다. 이준환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자수익률이 높은 기업은 하락장에서 하방경직성이 담보된다"며 “안정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 혹은 최소한의 확정적 이익률을 통해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경기방어주’ 주목해야= 아무리 경기침체가 가속화된다고 음식 섭취는 물론이고 전화나 전기, 가스, 약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처럼 경기방어 성격이 강한 필수재들은 경기가 어려운 시절에 되레 주목을 받는다. 특히 경기 둔화속에서도 견조한 출하량이 유지될 수 있는 음식료제품은 전망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더불어 음식료제품 수요는 국내 경기 외에도 개별 가격 인상률에 영향을 받는다 점을 고려할 때 경기 둔화시기 가격인상률을 고려하고도 출하량이 견조하게 유지되는 제품이 긍정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국내 대표적인 경기 둔화시기였던 1998년과 2004년 출하량이 음식료제품 내에서 상대적으로 유지된 제품은 라면, 참기름, 식용유, 설탕, 고추장 등이었다. 따라서 경기 둔화시 이 같은 필수재 성격이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농심ㆍ동서ㆍCJ제일제당ㆍKT&G 등의 업체가 상대적으로 긍정적 주가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음식료와 함께 경기방어주로서 최근 타업종에 비해 실적개선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는 SK텔레콤과 KTF 등 이동통신업종 그리고 한국가스공사나 한국전력 등 역시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로서 경기하강기에 위력을 발휘하곤 한다. 제약도 약가 인하와 보험 재정 인상 억제 등의 악재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시기에 비교적 강한 업종으로 꼽힌다. 동아제약ㆍ유한양행ㆍ한미약품 등이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강한 종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불황 수혜주’ 관심둘만= 경기침체로 국민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야외활동을 자제할 경우 라면이나 인터넷게임, 소주, 담배 등의 소비량은 상대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일병 ‘불황 수혜주(?)’들이다. 최근 실제로 농심의 경우 경기 악화된 올해(1~10월) 라면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14%가 늘었다. 앞으로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라면의 소비량은 더 증가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더불어 소주 중심의 주료 판매도 타업종에 비해 상대적 우위가 점쳐지고 있다. 주류 관련주로는 한국알콜ㆍ진로발효ㆍ국순당 등이 꼽힌다. 야외활동이 줄다보면 자연스레 집안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인터넷게임 등도 열등재로서 수혜가 예상된다. NHN이나 엔씨소프트ㆍCJ인터넷 등 게임주 등이 불황의 틈새종목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창영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깊어지면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시간보내기에 나서는 한편 실업자나 구직자들이 많이 늘 수 밖에 없어 인터넷 게임 등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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