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숙제 안해왔다"며 내쫓은 교사에 총질

독일에서 7일 숙제를 안해왔다며 꾸중한 교사에게 14세의 중학생이 총을 겨눈 사건이 일어났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남부 바이에른주(州)의 한 작은 시골마을인 뢰츠의 한 실업계 중학교(하우프트슐레)의 학생이 수업 중인 교실에서 교사와 다투다 총을 쐈으나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교사는 이날 1교시에 숙제를 잊고 안해온 이 학생을 집으로 돌려보냈으며, 학생은 20분 쯤 뒤 교실로 돌아와, 항의하다 매그넘 권총을 꺼내들고 교사를 겨냥했다. 교사가 총을 잡고 빼앗으려 실랑이를 벌이는 와중에 총이 발사됐으나 총탄은 교실 바닥에 맞았다. 두 사람이 교실 바닥에 넘어져 씨름하는 사이에 달려온 교장이 합세해 총을 빼앗았다. 경찰은 이 학생이 사냥꾼인 아버지의 창고에서 총을 훔쳐 학교 내에 숨겨뒀던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교사나 당시 교실에 있던 동료 학생 24명 가운데 아무도 다친 사람은 없으나 정신적 충격으로 한동안 망연자실해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교육 관계자와 시민들은 `에어푸르트 학살 사건' 이후 총기 관리 규정을 강화하고 교내 흉기 소지를 엄격히 금했음에도 불구하고 교내 총격 사건이 끊이지 않고이어지는 것에 충격을 받고 있다고 독일 언론은 밝혔다. 지난 2002년 4월 옛 동독지역인 에어푸르트시 구텐베르크고교에서 퇴학당해 졸업하지 못했던 19세의 학생이 학교에 뛰어들어 권총을 난사해 교사 13명과 학생 2명,경찰 1명 등 모두 16명을 죽인 뒤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범인은 사격 면허를 이용해 권총을 입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사상최악의 학교를 무대로 한 유혈극인 이 사건 이후 의회는 총기 소지 허용 연령을 높이는 등 총기관리 규제를 강화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2003년 7월 바이에른주 코부르크시의 한 실업계 학교에서 한 학생이 여교사에게 총을 쏴 중상을 입힌 뒤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데 이어 이번 사건이 또벌어졌다. 지난 1월엔 독일 북부 아렌스부르크에서 18세 고교생이 성적을 나쁘게 받은 데 앙심을 품고 16세인 동생과 함께 교사 집을 찾아가 칼로 찌르는 등 학교 안팎에서의 폭력사건이 점차 흉포화되고 있어 독일 사회가 우려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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