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들 '中반독점법' 즐거운 비명

지난 3일 역삼동 섬유센터빌딩에서 열린 법무법인 율촌의 ’ 중국 반독점법 세미나’에 국내외 기업 관계자 150여명이 자리를 빼곡히 채운 채 발표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삼성역 섬유센터빌딩 17층 다이아몬드홀에는 국내외 기업 관계자 150여명이 자리를 꽉 채웠다. 법무법인 율촌이 주최한 ‘중국 반독점법 세미나’를 듣기 위해서다. 내달부터 시행되는 중국의 반독점법에 대해 국내 기업들이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다. 중국 진출 국내기업들의 중국 반독점법에 대한 우려로 법률자문이 증가하면서 국내 로펌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국 반독점법 시행을 20여일 앞두고 중국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의 법률자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주요 로펌마다 하루에 서너건씩 관련자문 의뢰가 들어오고 있으며 현지 기업인들을 위한 교육활동도 부쩍 늘어났다. 실제 율촌이 주관한 세미나에는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LG화학, 이마트 등 국내 대기업 법무 담당자들이 대거 참석해 당장 현지에 진출한 계열사들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반독점법상 과징금 부과액 하한선이 매출액의 1% 정도인데, 1위 제품이 많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법적 리스크에 대한 동향 등을 살피기 위해 참석했다”며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법무법인 광장의 관계자도 “중국 시장에서 독점력을 가진 일부 대기업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공정거래법과 중국 담당 변호사들의 업무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로펌은 법무법인 태평양, 광장, 대륙아주, 세종, 지평 등 5~6개다. 여기에다 상주변호사는 없지만 중국팀을 별도로 운용하는 율촌 등을 더하면 10여곳이 중국법 자문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2003년 5월 중국 상하이에 진출, 국내 로펌 가운데 첫 테이프를 끊었다. 세종은 중국 베이징사무소와 우리나라 서울 사무소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세종의 중국본부장인 유창종 변호사는 “현지에서 반독점법에 대한 법률 검토를 마친 결과 우리 기업들이 불리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현지 기업들을 상대로 이 점을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의 서울 사무소는 몰려드는 기업들의 자문 요청에 공정거래법 관련자들이 매주 회의를 통해 자문의 방향, 내용들을 점검하는 등 눈코 뜰새 없는 분위기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광장도 중국 베이징에 잇따라 진출해 중국법 자문분야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04년 베이징사무소를 개설한 법무법인 태평양도 반독점법 시행일이 가까워지면서 바빠지고 있다 . 태평양의 윤성운 변호사는 “수요가 점차 늘면서 중국에 나가있는 대형 기업들을 중심으로 교육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상하이, 베이징, 광둥에 진출한 현지 법인들의 법무, 영업 담당자들 대상으로 접촉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태평양이 만든 반독점법 자료는 현지 기업들에도 큰 인기를 끌고 있어 한 대형 화학업체는 이 자료를 통해 10여곳에 달하는 현지 법인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율촌은 중국 현지 진출에 앞서 강희철 변호사(중국팀장)를 중심으로 중국팀을 운영중이다. 최근에는 중국법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국내 기업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지평지성도 중국에 지난 2005년 말~2006년 초반에 중국에 진출해 활발한 중국법 자문에 나서고 있다. 한 로펌 변호사는 “국내 기업이 중국 반독점법 시행에 앞서 우려가 많다”며 “그러나 반독점법 시행에 따른 자문업무가 폭증하면서 국내 로펌으로서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