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권 다국적 제약사들이 최근 잇달아 대학가를 방문, 우수한 인재 사냥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수시채용이 보편화되면서 한동안 중단됐던 기업들의 대학가 방문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MSD는 오는 6월 신입사원 공채를 앞두고 지난 4일부터 26일까지 고려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전국9개 유명 대학에서 순회 취업설명회를 개최, '캠퍼스 리쿠르팅'을 재개했다. 3년전부터 대학가 설명회를 중단했던 이 회사는 이번에 수십명의 영업인력을 채용하는 한편 하반기에도 별도의 추가 인력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이 회사 홍보팀 김인혜 대리는 "그간 수시채용을 원칙으로 하면서 대학가 기업설명회를 개최하지 않았지만 하반기 신제품 출시로 인한 대규모 영업인력 수요와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다시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다국적제약사인 한국화이자, 한국노바티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도 올 하반기중 대규모 인력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말 사상 첫 ‘캠퍼스리쿠르팅’을 실시해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이들은 해당학교 출신의 선배사원을 동반해 친근감을 높이고 외국인 사장이 직접 설명에 나선 것이 좋은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노바티스는 지난해 피터마그 사장이 직접 설명에 나서 행사 참가자들에게 채용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혜택을 부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다국적사들의 적극적인 구애 공세는 최근 이들 회사에 대한 지원자 수의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시내 주요 7개 대학을 방문한 화이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공채 지원자수가 이전에 비해 약 87% 급증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지난해 설명회 후 300:1이라는 높은 공채 경쟁률을 기록했고, 한국얀센도 지난해 30명 모집에 8,000여명이 넘는 지원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다국적사들이 대학가 설명회에 다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제약 영업에 대한 인식제고와 우수인재 선점, 회사에 관심이 있는 직원을 뽑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잇단 신제품 출시로 조직이 커지면서 영업인력이 많이 필요해 수시채용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국적제약사의 한 인사담당 임원은“캠퍼스리쿠르팅을 하면 회사에 관심이 많고 진정으로 영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 지원할 확률이 높아져 보다 적합한 인재를 뽑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장점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