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4분기 실적시즌이 다가왔다. 국내 상장사들은 오는 7일 GS건설을 필두로 14일에는 포스코와 LG디스플레이 등이 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이달 하순께 실적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하반기 들어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면서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IT가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자동차와 철강 등 소재와 유통 및 식품ㆍ의료 등 내수주들의 경우는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환율 급등으로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늘었지만 순이익은 되레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 실적 악화 현실로=서울경제신문이 5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3ㆍ4분기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40개 업체의 실적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동기 및 전 분기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기업은 25곳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실적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기업은 조사대상의 약 17%에 불과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한 기업은 31곳에 그쳤다. 그러나 올 2ㆍ4분기에 비해 줄어든 곳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80여곳에 달해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악화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지난 2ㆍ4분기에는 28%에 달했지만 3ㆍ4분기에는 6%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ㆍ내수주‘선전’, IT주 ‘우울’=IT 기업들의 성적표는 ‘어닝쇼크’에 버금갈 정도로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제품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1조1,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심지어 8,000억원대를 전망하는 곳도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IT업종의 경우 하반기 들어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6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현재는 마이너스 46%로 상황이 역전됐다. 하지만 기아차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 현대차도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영업이익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자동차 업종은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더불어 동아제약ㆍLG생활건강ㆍ롯데제과 등 내수주의 선전도 예상된다. 이상구 현대증권 산업분석부장은 “내수주의 경우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지탱해주면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환율폭등에 순이익 급감 불가피=특히 3ㆍ4분기에는 원ㆍ달러 환율 급등으로 기업의 영업외 환차손 부담이 커지면서 순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대우증권이 176개 상장사의 3ㆍ4분기 실적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1.1% 하락한 14조3,00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가량 늘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조승빈 대우증권 연구원은 “3ㆍ4분기에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달러 부채 등 영업외손실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세전이익이 상당히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문정업 대신증권 기업분석부장은 “앞으로 환율 수혜 또는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자동차ㆍ소재ㆍ제지ㆍ음식료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