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시장의 큰손인 군인공제회가 4년 만에 주택시장에 돌아온다.
2000년대 들어 시행하는 사업마다 대박을 터뜨려 주목을 받았던 군인공제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투자 비중을 축소해 2009년 이후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행사들이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군인공제회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6월 중 경기도 평택시 용이동 현촌도시개발지구 4-1ㆍ2블록에 '평택 현촌 어울림'을 분양한다. 금호건설이 시공하는 이 이파트는 2,215가구 규모로 군인공제회가 2009년 이후 4년 만에 시행하는 단지다. 군인공제회가 아파트 용지를 구입해 주택사업을 시행한 것은 2009년 12월 수원 광교신도시의 442가구 규모 '대림2차 e편한세상'이 마지막이다.
군인공제회는 평택은 물론 하반기 중 화성 동탄2신도시 A101블록에서 334가구를 공급하는 데 이어 경기 오산(996가구)과 충남 아산(2,100가구)에서도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동탄2신도시 아파트의 시공사는 경남기업으로 정해졌고 아산의 경우 롯데건설과 금호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다.
1986년 서울 상계동 보람아파트를 분양한 것을 시작으로 2009년 말까지 전국 41곳에서 총 3만1,756가구를 공급한 국내 주택시장의 대표적 큰손인 군인공제회는 특히 2000년대 초 '여의도 금호 리첸시아'를 비롯해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도렴동 '용비어천가', 마포구 공덕동 '한화 오벨리스크' 등의 시행사로 참여한 주상복합ㆍ오피스텔 사업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다. 풍부한 자산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부동산 사업마다 성공을 거두자 건설사들이 군인공제회가 시행하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섰을 정도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자 군인공제회는 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등 직접투자 규모를 크게 줄이고 간접투자로 투자전략을 전환하면서 아파트 시행을 사실상 중단했다. 대신 애경그룹과 함께 부동산개발업체인 AM플러스자산개발을 설립해 직접 시행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을 택했다.
실제로 한때 연간 투자의 절반을 넘었던 건설ㆍ부동산 분야 비중은 지난해 30% 정도로 줄었고 올해의 경우 25%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올해 신규 투자액인 7,000억원 중 PF 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금액은 5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군인공제회가 평택과 동탄2신도시 등지에서 아파트 시행에 나서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용지를 확보해놓은데다 4ㆍ1부동산종합대책에 따라 취득ㆍ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등 외부여건이 개선돼 분양성이 좋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군인공제회의 한 관계자는 "평택과 동탄2신도시는 교통이 편리하고 개발 호재가 많아 분양이 잘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직접 시행은 줄이더라도 회원 아파트 건립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