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적·피부색 넘어 "대~한민국"

4강戰 사상최대 700만인파 몰려 목터진 함성"비극의 날이 민족과 세계가 하나가 되는 대화합의 날로 승화 됐습니다" '6ㆍ25'52주년 기념일일자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준결승전이 펼쳐진 25일 전국은 '오~필승 코리아'의 함성 속에 지역과 학연 그리고 피부색까지 넘어 하나가 됐다. 독일 '전차군단'과 일전을 벌인 이날 전국 400여곳의 길거리에서는 월드컵 이후 최대 규모인 700여만 명의 인파가 몰린 것을 비롯해 격전지인 서울 상암경기장 주변은 오전부터 수만 명이 몰려들어 월드컵의 막판 열기를 뿜어냈다. 특히 미국 로스앤젤레스 교민들의 해외응원과 함께 한국전에 파병 됐던 외국 노병들도 이날 한국을 찾아 '대~한민국'을 외쳐 월드컵이 세계인의 축제로 발돋움 했음을 보여줬다. ○.한국전쟁 52주년인 이날 각계 각층의 많은 사람들이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행사를 벌이고 늦은 오후부터는 대~한민국을 외치기 위해 TV와 전광판, 그리고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정우(70) 할아버지는 "공교롭게 6ㆍ25 발발 일과 준결승전이 겹쳐져 감회가 더욱 새롭다"며 "하지만 아픈 과거에만 집착하지 말고 월드컵을 계기로 민족과 세계가 하나되는 기쁜 자리로 만들자"고 말했다. 회사원 장윤희(29)씨도 "조국과 민족을 싸우는 태극 전사들이 오늘따라 더욱 듬직해 보였다"며 "세계인에 전쟁의 아픔을 이겨내고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한강의 기적을 다시 한번 보여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네덜란드 노병들도 독일전에 맞춰 한국을 방문, 우리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이들 노병들은 '국민 스타'로 등극한 히딩크 감독의 고향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더욱 남다른 감회를 나타냈다. 슈케르망스 얀(70)씨는 "50년전과는 너무나 발전한 한국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며 "네덜란드인인 히딩크 감독을 한국인이 그렇게 좋아한다니 우리도 그에게서 참전한 보람을 작게나마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상암동월드컵경기장 주변은 오전부터 응원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시민들은 경기시작 13시간 전인 오전 7시께부터 경기장 인근의 평화의 공원에 몰려들어 '대∼한 민국' '가자. 요코하마' 등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대학생 강주일(21)씨는 "명당 자리를 잡으려고 아침 7시에 밥까지 굶어가며 친구들과 함께 이 곳에 왔다"며 "우리의 열성처럼 우리 대표팀도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길거리 응원의 메카로 자리를 굳힌 서울시청 앞과 광화문도 이른 아침부터 떼지어 몰려다니는 붉은 악마들과 인도주변에서 티셔츠, 태극기, 스티커, 나팔 등을 파는 노점상이 즐비해 축제 분위기를 돋궜다. '붉은 악마' 옷을 입은 외국인들의 모습도 많이 보여 미국인 개빈 킬러(23)씨는 "방송을 통해 한국의 응원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아 어제 한국을 찾았다"며 서투른 말씨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교민들도 독일전이 열리는 25일 새벽 4시30분(현지 시간) 코리아타운 중심가의 에퀴터블 빌딩 주차장에 모여 다시 한번 단합과 애국심을 보여줬다. ○.사상 최대의 인파가 몰린 이날 경찰과 서울시 당국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 시청앞과 광화문 일대 160만명, 상암경기장 주변 50만명 등 서울시내 25곳에서 모두 300만여명이 응원에 나섰으며 전국적으로는 모두 400여곳에서 700여만 명의 응원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따라서 당국도 사상 최대 규모의 '안전요원 투입작전'이 벌여 서울시의 경우 소방관 5,000여명을 전원 비상근무에 투입했고 119구급차 등 긴급차량도 평소보다 30여대 늘린 172대를 긴급 배치했으며 경찰도 서울시내에 70개중대 7,000여명을 배치, 안전확보에 나섰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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