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조종사 노조 파업 상습화하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전면파업에 들어가 승객들의 불편은 물론 수출입화물의 운송차질로 인해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여름 아시아나 조종사노조 파업으로 홍역을 치른지 얼마 안돼 또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파업을 하는 바람에 양대 항공사가 성수기에 번갈아 파업을 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준다. 이번 파업에는 전체 1,986명의 조종사 중 조합원의 80%에 해당하는 1,200여명이 참여, 첫날부터 예정항공편의 절반 이상이 결항해 피해가 속출했다. 대한항공은 하루 4만4,000여명의 여객과 3,500여톤의 화물 운송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한 수출차질액만 500억원에 이른다. 특히 12월은 방학을 맞아 해외연수 학생 등 여행객이 몰리고 수출화물도 집중되는 시기라 파업이 장기화되면 승객 불편과 경제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노사는 13차례의 협상과 중노위 조정까지 거쳤으나 임금인상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조정안인 기본급 2.5% 인상을 수용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6.5% 인상을 고수했다. 억대 연봉의 고액 연봉자들인 조종사들이 임금인상문제를 놓고 꼭 파업까지 벌이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노조측은 회사가 많은 이익을 냈으면서도 최소한의 임금보전에도 못 미치는 인상폭을 고수해 파업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올들어 조종사들에게 성과급과 안전장려금 등으로 기장 1,307만원, 부기장에게는 1,013만원을 지급했다. 안 그래도 고액 연봉자들이 이런 돈을 받고도 다시 높은 임금인상을 고집하며 파업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승객과 네티즌들의 비난화살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파업속에서도 노사 모두 대화를 통한 해결 자세를 밝히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노조는 빨리 파업을 접고 협상테이블로 돌아가기 바란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여론의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이고 노조입지는 좁아진다. 정부도 파업 장기화에 따른 승객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막기위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항공서비스의 개방확대와 경쟁을 통해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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