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피플 in 마켓]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식투자 = 비행… 흔들림에 일희일비 말길"

주가 급락은 저가매수 기회

부가가치 끌어올릴 수 있는 헬스케어·레저주 등 관심

中 증시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펀드출시 등 예정대로 할 것


"서울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에 탔는데 기류변화로 비행기가 흔들린다고 도쿄에 내리는 일은 없습니다. 주식 투자란 비행과 같은 것입니다. 돈을 벌겠다는 목표를 잡았으면 당장 주가가 급락했다고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가치주펀드의 대가로 꼽히는 존 리(사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증시 불안에 대해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투자자들은 비싼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만큼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시황에 대한 견해를 묻자 리 대표는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주식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투자자들은 겁을 먹기 마련이지만 길게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며 "메리츠운용은 5년 이상 투자할 종목에 장기 투자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시황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급락하자 국내 투자자들은 종종 '시장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묻는 반면에 외국인 투자가들이 이를 문의해온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아직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리 대표는 최근 주가가 급락한 상황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투자자들이 펀드에 투자한 자금을 그동안 가격이 비싸 사지 못했던 주식들을 매수하는 데 쓰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데 현금 보유량을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하지만 운용방식을 바꾸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포트폴리오에 넣었던 종목은 물론 새로운 종목도 매수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메리츠운용의 연간 주식매매회전율은 24.75%(3월31일 기준)로 국내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48개 운용사 가운데 가장 낮다. 매매회전율이 낮으면 그만큼 주식 매매를 자주 하지 않고 장기투자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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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메리츠운용의 대표 상품인 '메리츠코리아'가 보유한 주요 종목들은 제일모직(3.26%), CJ(2.79%), SK C&C(2.75%), 아모레G(2.73%), 코스맥스(2.64%), 고려아연(2.19%), SK하이닉스(2.14%), 호텔신라(2.06%), CJ CGV(2.05%), 삼성에스디에스(2.01%) 등이다.

리 대표는 앞으로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리 대표는 "이제 기술력까지 무장한 중국의 저가 상품을 당해낼 수 없기 때문에 수출 지향적인 기업의 전망은 밝지 않다"며 "헬스케어·서비스·레저 등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코리아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12.23%로 썩 좋지 않은 편이다. 이에 대해 리 대표는 "5년 이상 투자할 종목들을 담았는데 단기적으로 성과가 좋지 않을 뿐"이라며 포트폴리오를 단기간에 조정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 중국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펀드 출시작업도 차질없이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리 대표는 "중국 정책이 불확실하고 불투명한 부분은 분명 우려스럽지만 확실한 것은 중국이라는 나라가 언젠가는 세계 최강국이 될 것이고 투자 기회가 엄청나다는 사실"이라며 "현지 합작 운용사도 결정된 만큼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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