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고문인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이 씨티그룹의 위기에 대해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해명했다. 루빈 고문은 씨티그룹 이사회 의장을 지내면서 씨티그룹이 붕괴 직전까지 내몰리도록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루빈 고문은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씨티그룹이 위기에 봉착한 것은 자신의 실수 때문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붕괴 때문"이라며 "자신의 역할은 은행에서 극히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루빈은 이사회 의장으로 씨티그룹 경영진의 주요 결정을 최종 확정했으나 "이사회는 회사 운영의 세세한 내용까지 알 수 없었다"면서 "이번 금융 위기에 아무도 미리 대처하지 않았다"며 씨티그룹의 위기를 현ㆍ전직 경영진 탓으로 돌렸다. 그는 오히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역시 이번 위기로 인해 명성이 불공정하게 손상된 인물"이라고 지적해 자신에 쏟아지는 비판이 터무니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씨티그룹이 2004년과 2005년에 위험성이 높은 투자를 하도록 한 이사회 결정에 관여했음을 인정했으나, "경영진이 계획을 좀 더 적절하게 수행했다면 손실이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루빈 의장이 고수익 고 위험 자산 투자를 부추겼다"는 씨티그룹 내부인사의 발언을 인용, 루빈이 씨티그룹 부실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루빈은 지난 1999년 이후 씨티그룹에서 스톡옵션을 제외하고 1억1,500만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보수를 받은 것과 관련, "루빈이 씨티그룹의 경영에 제한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면, 이런 거액의 보수가 정당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WSJ는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