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기차를 타고 꼬박 3박4일(52시간)을 달리면 중국 서부대개발의 종착지이자, 섭씨 40도의 사막지역 신장(新彊)자치구가 나타난다.
안문배(49) 대우종합기계 신장법인장은 중국 대륙의 서쪽 끝인 신장에서 한국산 굴삭기와 기계차를 수출하고 있다. 중국의 서쪽 끝인 신장은 우즈베키스탄ㆍ하자크스탄ㆍ키즈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7개국과 접해 있다. 중앙아시아 진출의 명실상부한 교두보인 셈. 사막지역인 신장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안 부장에게 1년에 한 번 있는 일주일 동안의 휴가기간이 유일하게 가족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벌써 3년째다.
안 법인장이 신장법인에 부임한 것은 2000년 1월. 지난 98년 매출 120만달러였던 이곳은 2000년 800만달러, 지난해엔 1,100만달러로 불과 5년만에 10배가량 급증했다. 올해 매출목표는 1,500만달러다. 현재 대우 마크를 단 굴삭기들이 신장성의 광물을 채굴하는 작업을 도맡고 있다.
“신장은 금광과 석유 등 천연자원의 매장량을 아직까지도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중국의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부대개발이 가시화되면 신장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국가에서의 굴삭기 등 기계화 장비의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다.”
그는 최근 위구르 자치지역인 신장의 자치단체와 굴삭기 30대(약 3,000만달러)규모의 수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올해 목표매출액의 두배도 달성이 가능하다.
“흔히들 지구상의 마지막 시장으로 중국이나 중동을 얘기하곤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중국이후의 거대 시장은 바로 중앙아시아가 될 것입니다.”
안 법인장은 굴삭기만 파는 것은 아니다. 위구르 자치지역인 신장에서 대우종합기계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 매년 장학생을 선발, 5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고 한글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중앙아시아 를 잇는 새로운 실크로드의 개척자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생활하다보면 중국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신장에서의 불편함은 이내 잊게 된다”며 “한국의 상권이 중앙아시아로 이어지는 그날 까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