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은발표 「8월중 국제수지 동향」/무역수지 적자기조 벗어날듯

◎60억불 밑돌아… 수출 늘고 수입 감소 추세/무역외적자 50억불, 단기간엔 해결 어려워기아사태로 경제가 엉망이 돼가고 있지만 무역수지만 놓고 본다면 기대를 걸만한 대목이 많다. 연간 무역외수지 적자가 80억달러를 훨씬 웃돌아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대신 무역수지 적자는 수출호조에 힘입어 60억달러를 밑돌아 전체 경상수지 적자는 1백40억달러대에 머물 전망이다. 연초 예상했던 경상수지 적자 1백80억달러와 비교하면 상황이 무척 좋아진 셈이다. 특히 무역수지는 8월의 추세로 볼 때 앞으로 수출이 크게 늘고 수입은 거꾸로 감소하는 등 그동안의 적자기조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중 국제수지 동향」을 보면 적어도 무역수지면에선 큰 걱정을 던 모습이다. 8월중 무역수지는 통관기준으론 4억달러 적자였지만 실제 수출입물품의 소유권이전 여부를 따지는 국제수지기준으론 1억2천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9월엔 통관기준으로도 흑자를 기록할 게 분명해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정착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8월중 수출증가율은 17.8%, 수입증가율은 마이너스 10.7%를 기록, 큰 변수가 돌출하지 않는 한 연말까지 흑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최근 수출증가의 원동력은 미국·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과 환율상승. 대개도국수출이 꾸준히 15%대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가운데 지난해까지 감소세를 보였던 대EU수출과 대미수출이 8월중 각각 17.3%, 14.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회복도 수출증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지난 93년1월 이후 4년7개월만에 다시 두자릿수의 감소율을 보인 수입동향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무역외수지는 여전히 골칫거리다. 올들어 8월까지 적자누적액은 50억7천만달러. 월평균 6억3천만달러에 이른다. 항만경비, 용선료 등을 계산하는 운수서비스수지가 44억7천만달러 적자, 여행수지가 22억3천만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중이다. 이 두 부문의 적자는 워낙 뿌리가 깊어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국적선의 비중이 40%대에 불과한 상태에서는 수출이 늘어날수록 운수서비스 수지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여행수지의 경우도 밖에 나가 쓰는 비용을 줄이기 어려운 만큼 국내 관광산업의 진흥을 통한 수입증대가 유일한 해결책인데 현재의 여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환율상승으로 외국인의 평균여행경비가 줄어들고 있는 점도 여행수지 적자를 확대시키는 요인중 하나다. 한편 8월까지의 국제수지 동향을 보면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종합수지를 흑자로 돌려놓음으로써 경상수지 적자에 따른 달러부족을 해소하고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실현될지 의심스럽다. 올들어 8개월동안의 자본수지는 1백34억달러 흑자. 그러나 8월중 자본수지는 외국인 주식자금이 순유출을 기록하고 외화증권 발행규모도 축소됨에 따라 흑자규모가 1억달러에 그쳤다. 자본수지 흑자규모가 이처럼 줄어들면서 종합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월까지 3억6천만달러 적자였던 종합수지는 8월에만 18억달러 적자를 기록, 올들어 8월까지 적자규모가 21억6천만달러로 늘어났다. 자본수지부문에서 8월의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종합수지 흑자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특히 9월들어 외국인 자금의 유출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달러부족에 따른 환율상승을 막아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양상이다.<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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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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