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가입 의무화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br>정규직 근로자 98%·비정규직 72% 참여<br>연평균 투자수익률 10.7%로 운용도 잘해
| 호주는 지난 92년 가입을 의무화한 후 퇴직연금 시장이 급성장해 현재 세계 4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시드니 중심의 금융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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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선 지난 92년 퇴직연금 가입이 의무화된 이후 퇴직연금시장이 급성장 했습니다.”
호주 IFSA의 존 오쇼내시 부회장은 호주 퇴직연금제 특징과 성장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IFSA는 호주내 투자은행과 보험사 등 123개 금융사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투자ㆍ금융서비스 협회다.
호주의 퇴직연금 자산 규모는 지난 6월말 현재 7,400억 호주달러(약 577조원)로 세계 4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현재 국내 퇴직보험 시장 규모는 20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호주에서 기업연금제도는 8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92년 가입이 의무화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오쇼내시 부회장은 “가입 의무화는 근로자의 퇴직 후 노년생활을 보장하고 정부가 지출 부담을 안고 있는 국민연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호주 정부는 고용주가 부담해야 하는 최고 퇴직금 적립률을 92년 근로자 기본급여의 3%에서 2002년 9%까지 단계적으로 높여 퇴직 근로자의 소득보장 기반을 강화했다.
현재 호주에서 퇴직연금 가입률은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98%, 임시직 근로자는 72%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호주 퇴직연금 유형은 적립금 운용실적에 따라 연금이 변동되는 확정기여형(DC)의 비중이 약 85%로 확정급여형(DC) 15%보다 매우 높다. 오쇼내시 부회장은 “DB형의 경우 근로자에게 확정 지급해야 하는 퇴직연금을 기업이 대차대조표상에 부채로 명기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DC형의 투자수익률이 높아 근로자 입장에서도 DC형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금융건전성감독청(APRA)에 따르면 올 6월을 기준으로 퇴직연금 자산의 투자수익률은 과거 20년간 연 평균 10.7%로 소비자물가 연평균 상승률 3.9%, 연평균 임금상승률 4.4%보다 훨씬 높다.
퇴직연금 자산의 운용과 관련 호주에서는 특별한 규제가 없다. 연금사업자의 차입을 허용하지 않거나 계열사 자산에 5% 이상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도다. 따라서 퇴직연금 펀드의 70% 안팎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 ‘성장형 자산’에, 30%는 확정금리형 상품 등에 투자된다. 공격적으로 투자하더라도 연금자산의 운용은 장기 투자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증시 등락은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오쇼내시 부회장은 “국민의 노후 보장과 안락한 삶을 위해 퇴직연금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강제도입 형태가 아닌 한국의 퇴직연금의 경우 필요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함께 초기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