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2개월 전 비밀리에 간 이식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의 비밀주의 기업문화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잡스의 간 이식 수술을 계기로 비밀주의에 집착하는 애플의 기업문화와 간 이식 과정의 의문 등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애플은 비밀을 지키거나 정보 통제에 관한 회사의 규정을 위반한 직원들을 엄격히 징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잡스의 간 이식 수술 사례만 봐도 애플 관계자들은 잡스가 이 달 말 복귀할 것이라는 점 외에는 언급을 꺼리고 있다.
애플은 정보를 외부에 누설한 직원들을 해고하고, 때로는 직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흘린 뒤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 보도의 취재원을 추적할 만큼 비밀주의가 기업 문화 그 자체라는 평가다. 또 사무실에는 보안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상시적인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
파이퍼 제프레이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주주 및 대중과의 소통을 철저히 제한하는 애플의 방침은 개방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최근 기업들의 추세와는 사뭇 다른 것"이라며 "애플은 총체적인 블랙박스"라고 말했다.
신문은 특히 지난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았던 잡스가 이번에 간 이식 수술을 받음에 따라 암이 전이된 것인지 여부 등 그의 건강 상태와 많은 대기자가 있는 간 이식을 그가 어떻게 받게 됐는지를 놓고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나 간 이식을 기다려야 하는 대기 시간이 미국의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전용 제트기 등을 타고 대기 시간이 짧은 도시나 주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들은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이것이 불공평할 수 있지만 불법은 아니라고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잡스의 간 이식 수술을 실시한 미국 메소디스트대학병원이식센터는 "잡스의 간 이식 후 예후가 매우 양호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