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사, 글로벌시장 공략 속도 낸다

삼성·SK·대신증권등 홍콩·대만 잇단 진출<br>법인 설립·증자 이어 IB·PI까지 영역 확장


# 홍콩 금융1번지인 센트럴의 익스체인지스퀘어3 건물 12층에 위치한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이경영 대표 집무실 바로 옆 방에서는 자기자본투자(PI) 담당 직원들이 서류철을 들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홍콩법인이 최근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 등의 영역에 눈을 돌리며 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1년간 약 1,200억~1,500억원의 PI를 했다"며 "연내에 자산관리팀을 구성해 펀드와 외국계 증권사의 금융상품을 함께 팔 생각" 이라고 귀띔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권사들은 특히 단순한 현지법인이나 사무소 설립 차원을 넘어 자본금을 확대하고 자산관리와 PIㆍIB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등 5곳 이상의 국내 증권사들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신규 현지법인이나 사무소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증권과 리딩투자증권은 최근 홍콩 금융시장 진출을 위해 최소 1,000만달러(108억원) 이상을 자본금으로 하는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고 삼성과 대신증권도 싱가포르와 대만 등에 법인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우증권도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설립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며 이외에도 최소 1개 중소 증권사가 아시아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홍콩(13개)과 싱가포르(5개)의 현지법인 수는 지난해 말 18개에서 올해 22~25개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외에 진출한 증권사들은 증자와 영역확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우증권은 홍콩법인의 자본금을 현재 1억달러(1,083억원)에서 연내 3억달러(3,250억원)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대신증권도 홍콩법인의 자본금 확충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현재의 주식과 채권 위주 영업에서 벗어나 IB와 자산관리시장 등을 공략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홍콩법인을 통해 PI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최근 자산관리 영업에 도전하기 위해 인력채용 방안을 모색 중이며 대우증권도 홍콩에서 자산관리와 헤지펀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이처럼 글로벌 금융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성장하려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고 풀이된다. 증권사들은 단순 주식ㆍ채권 매매에서 벗어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IB와 자산관리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경험(track-record)'과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는 양상이다. 국내 증권사의 한 홍콩법인장은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국내 증권사의 생존과 연관된 문제"라며 "특히 우리나라와 조건이 비슷한 중국의 금융투자시장 개방에 철저히 대비한다면 글로벌 IB 못지 않은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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