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사용 16개국)의 재정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총 8,600억유로(1조780억달러ㆍ그리스 구제금융 포함) 규모의 국제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됐지만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로 은행간 거래(인터뱅크)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은행의 신용 위험도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인 인터뱅크 금리는 거래 상대방의 채무불이행 우려로 지난 13일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최고조로 부각됐던 지난 주보다도 높은 것이다.
이 신문은 "막대한 구제 금융 방안이 도출됐지만 재정위기 국가 및 그 나라 은행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재정 위기 국가의 재정 긴축 노력이 실질적으로 입증될 때까지 이런 시장 불안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주요 지표인 3월물 달러리보와 은행간거래의 가산금리(스프레드)도 이날 0.215%포인트로 뛰어오르며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기대출 시장의 기준 지표인 3월물 달러 리보 역시 0.434%로 9개월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구제 금융 방안은 마련됐지만 여진은 아직도 남아있다는 방증이다.
주요 딜러간 자금중개업체인 아이캡의 돈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스프레드는 리먼브라더스 은행 붕괴 당시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앞으로 더 확대된다면 제대로 가치를 평가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한 수준의 긴축예산 집행이 현실화된다 해도 유로존으로서는 마냥 호재가 아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ㆍ달러 환율은 유로존의 성장 우려 속에 장중 한 때1.2535달러로 하락, 유로 가치를 지난해 3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끌어 내렸다. 긴축 예산에 따른 정부지출 축소가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시각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활황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 긴축 국면에 들어선 중국 ㆍ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과의 상대적 차이도 더욱 확대됨에 따라 당분간 유로권은 각종 '악재' 의 파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