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비상식적 증시 급등락 왜? 숨은 원인은 '군중심리'

주식투자의 군중심리 - 칼 윌렌람 지음, 리더스북 펴냄




1633년 네델란드 선물거래시장. 셈페르 아우구스투스, 아드미랄 리페켄, 제네럴 볼 등 듣기에도 화려한 이름의 튤립 구근(球根))이 엄청난 가격에 거래됐다. 당시 이 같은 최상품 튤립 구근 한 뿌리는 집 한 채 값과 맞먹을 정도였다. 그래도 튤립은 부자들에게 없어서 못 팔 귀하신 몸이었다. 분명 정상은 아니었다. 향기도 신통치 않고 오래 가지도 않는 꽃 튤립의 뿌리를 집 한 채와 바꿀 정도라니. 1636년 투기꾼까지 등장해 가격을 교묘하게 조정하기에 이르면서 튤립 광풍은 절정에 달했다. 사람들은 튤립의 가격상승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 끝은 의외로 빨리 왔다. 튤립에 싫증이 난 부자들이 더 이상 정원에 튤립을 심지 않으면서 내다 팔기를 시작하자 결국 1637년 2월 튤립 가격이 대폭락하면서 경제 공황이 터졌다. 17세기 유럽을 뒤흔들었던 튤립공황은 어제의 교훈이자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오늘의 실상이기도 하다. 튤립광풍에서 벌어진 거래의 패턴이 분명 이성적이지 않으며, 절대 따라 해서는 안된다는 뼈저린 교훈을 남겼지만, 5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계 금융역사를 뒤돌아보면 아직도 계속되는 진행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929년 미국에서 비롯된 경제대공황을 비롯해 닷컴 버블과 최근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주택담보대출상품) 사태에 이르기까지 시장의 비상식적인 광풍은 계속되고 있다. 가격의 급등락 뒤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까? 이성적으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스칸디나비아 은행 SEB의 수석자산관리사인 칼 윌렌람은 군중심리에서 해답을 찾았다. 차트를 중심으로 하는 기술분석이 전문인 저자는 저자는 매수 혹은 매도 신호 즉, 군중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한 채 차트분석이라는 기술적인 기법만으로는 시장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조언한다. 뛰어난 투자자는 차트의 패턴을 통해 주가의 상승과 하락을 이끄는 심리적 원동력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설명이다. 책은 인터시스템이라는 가상의 상장회사를 내세우고 이 회사를 둘러싼 여덟명의 투자자와 주식 브로커를 내세워 투자자들이 인터시스템의 주가가 변동할 때 어떻게 생각하고 움직이는지에 대해 심리적인 측면까지 면밀하게 관찰했다. 이들의 경력과 가치관은 모두 제각각이며, 투자동기도 서로 다르지만 인터시스템의 주가 변동 상황이라는 큰 틀에서는 비슷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저자는 설명했다. 시장이 꼭짓점에 다다르면 자금을 확보한 소수의 집단은 매도에 들어가지만, 구체적인 데이터와 정보를 수집하고도 강력한 군중의 움직임에 휩쓸려 감정적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막차 타는 개미 투자집단도 있다. 주식투자를 해 본 사람이라면 분명 자신도 8명의 거래패턴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은 투자자들의 감정변화와 투자행태에 대한 실감나는 묘사를 통해 주식투자의 경험을 뒤돌아보게 해 주며 투자에 임하는 자세와 힌트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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