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가급등·환율하락 경제에 영향주나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은 1천20원선을 뚫고 내려왔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수출 부진 등으로 하반기 한국경제의 회복은 물건너가게 된다. 이미 한단계 하향조정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4%의 달성마저도 어려워질 수있으며 최근들어 강한 탄력으로 상승하고 있는 주식시장도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환율하락이 유가상승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도 있는 만큼 지나친 비관론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미 고유가.저환율 시대에 접어든 만큼 경제주체들이 체질 강화를 통해 적응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고유가 추세화..두바이유 60달러 가능성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유가는 전날보다 0.32달러 상승한 배럴당 61.89달러로 거래를 마감,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중동산 원유의 기준유종인 두바이유 역시 현지에서 54.98달러에 거래돼 전날보다 0.28달러 올라가며 55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두바이유는 지난 4월4일 50달러대에 처음 진입한 뒤 지난달 8일 55.40달러로 사상 처음 55달러를 초과한 이후 55달러 이하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선의 재돌파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보고서에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평균 50∼5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6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파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별세로 고유가가 다시 촉발됐지만오히려 예상수준을 웃돌고 있는 미국의 경제성장 등으로 고유가 추세가 장기화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준규 KIEP 미주팀장은 "미국의 빠른 경제 성장이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미국의 석유소비량이 전례없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국제유가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근 대외 변수중 한국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중의 하나로 유가가꼽히고 있다. 연구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유가가 연평균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2∼0.3%포인트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0.2∼0.3%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도 국제유가가 1% 상승하면 국내총생산(GDP)은 0.02%포인트 떨어지고물가상승률은 0.02%포인트 올라가며 경상수지는 1억1천만달러 악화되는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이미 1∼5월 원유의 평균 도입단가는배럴당 43.9달러로 작년 동기의 32.5달러보다 11.4달러나 급등한 상태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유가가 10%가량 오르면 수입액 증가로 무역수지가 40억∼50억달러정도 악화될 뿐 아니라 고유가로 인해 미국 등 세계경제가 둔화되면 수출까지 타격을 입게된다"고 말했다. ◇ 유가상승.. 아직 주식.채권시장 영향 없어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이 아직까지는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들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는 경기 회복세가 국제유가로 인해 무너질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조사팀장은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상승은 세계경제의 흐름을 바꿔 놓을 정도의 강력한 `오일쇼크'로 보기 어렵다"면서"주가가 다시 하락세로 추세를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가가 장기간 상승한데 따른 기간조정은 예상되고 있으나 조정 자체가 국제유가에 따른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주식시장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채권시장의 경우 기존의 약세기조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강세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퇴색하고 수출이 줄어들면서 주가하락, 채권금리 하락 등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 정부, 유통업체 등 영업시간단축 유도 정부는 고유가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에너지 소비 절약에 적극 나서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대체에너지 개발 등으로에너지 공급능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우선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와 대중목욕탕과 찜질방 등이 영업시간 축소 등으로 에너지를 자율적으로 절약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유가가 추가로 상승하면 국민생활에 불편이 적은 분야부터 강제적인 에너지절약시책을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석유수급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2005년 1월 기준 106일분인 비축유 수준을 2008년까지 135일분으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유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된 천연가스 보급을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 개발.보급 확대, 해외자원개발 활성화 등으로 에너지 공급능력을높일 계획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강제적인 에너지 절약시책은 국민에게 불편을 줄 우려가높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에너지공급능력 확대와 에너지원 다변화 등의 중장기적인 대책마련에 역량을 모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환율 1020원선 붕괴..한국경제 불안요인 원.달러 환율은 한달여만에 1천20원대로 다시 하락함으로써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40분 현재 전날보다 1.60원떨어진 달러당 1천18.80원을 나타냈다. 환율이 종가기준으로 1천2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27일의 1천12.30원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중국 위안화의 추가 절상, 미국 달러의 약세 등으로 인해 하락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환율하락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한국경제에 적지않은 부담을안겨준다. 원화가 연평균 1% 절상되면 국내총생산(GDP)은 0.0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 상반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달러당 1천14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3%가량 떨어진 상태다.. 정부는 이날 환율이 1천20원 밑으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자 시장동향을면밀하게 체크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시장의 수급상황에 따라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특별히 조치를 취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동향만 확인하고 있다"고말했다. ◇ 전문가들 "고유가.저환율에.적응해야"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사망으로 기존의 국제유가 상승추세에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더해져 고유가가 완전히 정착되는 단계에 들어갔다면서 주어진 조건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원 김현진 연구위원은 "기존의 수급불균형에 지정학적 불안요인이가세해 고유가는 지속될 것"이라며 "중동국가들의 목표유가도 이미 기존의 배럴당 22∼28달러 선에서 1.5∼2배로 오른 40∼50달러 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 하락으로 유가 상승분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고 있어 유류 소비는 줄고 있지 않다"면서 "정부는 유류세 인하 같은 단기적 처방보다는 대체에너지개발 등 장기적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고유가는 주어진 조건인 만큼 에너지 다소비국가인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경영합리화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고유가의 자체흡수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하락이 이어지면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흡수됨은 물론 위안화 절상이나 자동차 대미수출 호조에 따른 원화 절상압력 등이 자동적으로 해소되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재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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