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외교부 직원 조사의 파장이 정치권과 공직사회의 거센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외교부 직원들은 이날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윤영관 장관과 김재섭 차관이 간부회의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부르는 발언을 삼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직원들 사이에서는 “외교부가 이제 어떻게 하면 좋으냐”, “지나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직원간이나 부처간 이견이 있을 수 있고 이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도 있는데, 이를 충성도와 연결시키는 것은 언로를 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유신 때나 공산주의 사회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거세게 비판하며 국회 통외통위를 소집, 본격적으로 정치쟁점화하려는 기세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ㆍ폄하했다는 이유로 외교관을 조사하는 것은 공무원의 입을 아예 막아버리겠다는 속셈”이라면서 “한미동맹이 삐걱대는 것은 `민족공조`라는 편향된 코드만을 고집하는 대통령과 청와대의 책임인데, 외교관에게 실패한 코드를 강요하고 색출 협박을 하는 것은 공산주의 사회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은 “노무현 정부는 제2의 신군부인가”라며 “외교부 간부와 기자들 간 통화 기록까지 조사하는 것은 유신 독재시절에나 찾아볼 수 있는 일이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공직자 기강 해이 단속은 정부 본연의 임무”라며 청와대를 옹호했다. 정동채 홍보위원장은 논평에서 “국가 조직간에 발생하는 혼선과 오해는 국정 혼란을 초래해 국익에 중대한 문제를 야기한다”며 조사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