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해 예산안 법정 시한내 통과 어려울 듯

"대선 핑계 민생외면" 비난 높다

여야 각 정당이 대선에 몰두하면서 새해 예산안이 법정 처리 시한인 오는 12월2일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은 정기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다음달 9일이나 최악의 경우 대선 이후 연말 임시국회에 처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과 각종 공공기관들의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과 내년 초 사업 집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정치권이 대선 정국을 핑계로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28일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간사협의를 통해 새해 예산안 처리 방향에 대해 논의를 했지만 예산안 삭감 규모 등과 관련한 이견으로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대통합신당은 30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인 반면 한나라당은 졸속 심사를 용인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법정 시한 내 예산안 통과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새해 예산안이 법정 시한을 넘기면 대선이 있는 해에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넘기는 첫 사례가 된다. 예산안이 법정 시한 내 통과되려면 12월2일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늦어도 11월30일까지는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예산결산위원회의 계수조정소위가 한나라당의 불참으로 열리지 않은 데 이어 29일에도 한나라당이 예산 주무 당국인 기획예산처와의 협의를 이유로 계수조정소위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예산안의 법정 시한 내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이 있는 해에는 일반적으로 여야 합의로 정기국회 회기가 축소되면서 이 기간에 예산안을 처리했던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대선구도가 다자구도로 복잡해진데다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국회에서 예산안과 관련 법률 처리보다는 대통령 후보의 검증 공방에 열을 올리면서 현안 처리가 지연된 것이다. 김효석 신당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한나라당이 계수조정소위에 불참하면 민주노동당 등 비교섭단체와 함께 예산을 심의해나가겠다”며 12월2일 내 처리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이에 대해 이원복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는 “법정 시한 내 처리한다는 의지는 가지고 있지만 물리적으로 힘들어 정기국회 회기인 12월9일이나 임시국회 소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산안 심사가 졸속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신당은 우리 측이 의도적으로 예산안 처리를 미적거린다고 하는데 신당이 오히려 예산안 삭감에 대해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신당으로서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을 목표로 예산안 처리를 강행할 수는 있지만 대선 정국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무리라는 게 중론이다. 양당은 특히 예산안 삭감 규모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선심성 중복예산과 국채발행 부분(8조5,000억원)을 중심으로 10조원을 깎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신당은 정부 원안대로 가자고 버티고 있는 상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