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정부 규제 관련 위험성이 높아졌음에도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오전 11시 현재 증권거래소에서 SK텔레콤은 전날보다 3,11% 오른 19만9천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경쟁사인 KTF[032390]와 LG텔레콤[032640] 역시 각각 5%대, 1%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5일 정보통신정책 심의위원회는 SK텔레콤의 합병조건 이행에 대한 보고의무기한을 2년 연장하고 향후 SK텔레콤의 단말기 보조금 지급 등에 대한 시장감시활동을 강화해야한다는 의견을 통신위원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같은날 이같은 심의위의 결정에 앞서 내년말까지 시장점유율을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인가(2002년 1월) 직전 수준인 52.3% 이하로 유지하겠다는 자율규제방침을 밝혔다.
◆SK텔레콤-"기초여건(펀더멘털) 훼손 미미"
증권사들은 대체로 이번 심의위 결정으로 정부의 규제 위험과 관련 불확실성이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SK텔레콤의 펀더멘털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자율적 점유율 조정으로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을 줄이는 것은 SK텔레콤을 포함한 업계 전체의 입장에서 긍정적 변화라는 의견도 많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점유율 자율규제 방침에 대해 "무분별한 마케팅 전쟁을 지양해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규투자 및 시장 전체의 '파이'(규모)를 키우겠다는 의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4개년 평균 17% 수준인 SK텔레콤의 매출액대비 마케팅비용 비중이 내년말까지 각각 15%, 13%로 떨어질 경우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1천50억원, 3천200억원씩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규제리스크가 여전히 심리적으로 부담스럽지만 향후 마케팅비용 축소에따른 수익구조 개선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매수'의견과 29만원의 목표가를 유지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역시 "점유율 자율 규제는 후발 사업자들의 요구와 합병조건 관련 규제를 염두에 둔 조치이며 전체 시장 가입자수 증가세와 현재 예상을 웃돌고 있는 SK텔레콤의 1인당 매출액(ARPU)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가 이익에 미치는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하면서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한누리증권도 "SK텔레콤의 자율 규제 방침 등을 감안하면 정부가 극단적인 규제조치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오히려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매수'의견과 목표가 27만원을 유지했다.
그러나 동원증권은 SK텔레콤에 대해 '매수'의견은 유지했지만 정부의 규제 리스크가 커졌다며 목표가를 기존 24만9천원에서 24만2천원으로 하향조정했다.
◆KTF, LG텔레콤-"수혜 예상"
동원증권은 이번 심의위의 결정이 SK텔레콤에는 정부규제 부담을 가중시킨 반면KTF[032390]와 LG텔레콤[032640]은 이를 통해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원증권은 정부의 규제 움직임과 SK텔레콤의 자율적 점유율 제한으로 KTF와 LG텔레콤의 예상 가입자수(내년말 기준)가 각각 1천172만명, 571만명으로 기존 예상치보다 각각 1.2%, 3.4%씩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동원증권은 KTF의 올해와 내년 순이익 추정치를 각각 1.9%, 5%씩 올려잡고 LG텔레콤의 순이익 역시 각각 20.4%, 26%씩 상향조정했다.
LG증권도 "SK텔레콤의 과열 마케팅경쟁 지양 선언으로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매출액대비 마케팅비용 비중이 서서히 떨어지면 이는 요금인하 여력 확보, 수익구조개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이통 업계 전체의 수혜 가능성을 점쳤다.
메릴린치도 이번 심의위 결정과 SK텔레콤의 점유율 자율 규제 발표에 대해 " 이동통신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둘러싼 '제로섬'게임에서 벗어나 시장 자체의 파이를키우는 쪽으로 경쟁구도를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메릴린치는 특히 오는 7월부터 가입자 이탈이 가능한 KTF가 이같은 변화로부터당장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