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 신년회견] 정국전망

민감현안 발언 자제 여야 해빙무드 기대…與일부 개혁관철 주장등 갈등 불씨는 남아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신년회견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정치현안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 정치권에도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다. 노 대통령은 국가보안법 등 민감한 쟁점에 대해 “당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못박으며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물론 과거사 해결은 세계사의 보편적 흐름이라고 강조하긴 했지만 전에 비해 발언수위가 크게 약화된 데다 국회에 권한을 넘기겠다는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이는 과거와 달리 대통령이 정치권의 외풍에서 한 발짝 물러나 경제 활성화와 국민통합, 남북문제 등 국정과제에 전념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자 국정 운영의 기본 골격인 당ㆍ정 분리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각오를 표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노 대통령은 “국보법을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는 과거 발언을 의식한 듯 “문제 해결과정에서 여러 가지 융통성 있는 해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층 신축적인 입장을 제시해 여야간의 협상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다만 여당내 일각에서 청와대의 정국운영기조와 달리 개혁입법을 전면에 내걸고 조기 관철의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도 적지않아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당ㆍ정ㆍ청이 잦은 정책 불협화음을 빚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과거 전제주의 시대처럼 대통령의 입만 딱 쳐다보고 있을 수 없다”며 다양한 의견 조정과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새삼 강조했다. 하지만 여권의 엇박자 정책이 툭하면 도를 넘어서는 데다 이로 인해 경제주체에 심각한 혼선을 빚게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정책 조율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간과됐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이 대학 구조개혁을 거듭 강조함에 따라 정부가 추진중인 대학 구조조정 방안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올해와 내년 집중적으로 추진할 과제가 대학교육 혁신”이라면서 “대학교육은 ‘경쟁의 장’이라는 관점에서 운영돼야 하고 기업이나 경제계의 요구를 잘 아는 사람을 (교육수장으로) 기용하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대학개혁에 대해 강한 의지를 거듭 밝힘에 따라 앞으로 한계상황에 이른 대학의 경우 시장에서 퇴출 되고 학교별로 강점이 있는 분야에는 지원이 확대되는 등 한바탕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휘몰아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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