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경고와 정부 당국자들의 금리인상 시사 발언이 이어지면서 폭등세를 연출하는 등 극심한 혼란양상을 보이고 있다.
30일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3%포인트나 뛴 4.2%로 마감했다. 지표금리가 4%를 넘어선 것은 지난 3월28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5년 만기 국고채는 4.25%로 0.16%포인트나 급등했고 10년 만기 국고채도 4.78%로 0.14%포인트나 치솟았다.
회사채 금리도 급등했다. 무보증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는 전날보다 0.13%포인트 오른 4.41%로 장을 마쳤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이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부도 금융통화위원회도 금리인상을 고민 중”이라고 밝히면서 기관들이 매물을 대거 쏟아내 금리폭등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전날 한은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에서 공개적으로 금리인상을 경고한 데 이어 정부 고위 당국자까지 부동산안정정책에 금리인상 카드를 동원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금리인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반면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 시장의 혼란을 오히려 부채질했다.
김현배 KB선물 연구원은 “부동산 문제는 무슨 이야기를 해도 시장이 믿지 않는 것 같다”며 “부총리와 차관이 다른 발언을 한 게 급등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