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임대계약 중도해지등 변수 많아… "발품 팔아야 낭패 없다"

[통 상가 투자 제대로 하기]<br>두자릿수 수익률 환상 버리고 임차인 영업실태 꼼꼼이 확인<br>임대료 연체 가능성 따져봐야<br>경매 통해 통 상가 마련하려면 컨설팅 업체 도움 받아볼만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 중소형 상가건물에 통째로 투자하려는 은퇴자들이 늘고 있지만 상권을 확인하고 임차인을 만나보는 등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도로변에 늘어선 상가 건물.


K씨는 은퇴 자금을 모아 경기도 수원의 통 상가를 20억 원에 매입했다. 임대 보증금 2억원에 월 1,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매도자의 말에 흔쾌히 계약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노후의 꿈도 잠시, 3개월 뒤부터 임대료를 내지 않는 임차인이 나타난 것이다. 못 받게 된 월세가 평균 200만원. 계약서만 믿고 임차인을 만나보거나 상권이 활성화 돼 있는지 등 현장 점검을 게을리 한 결과다. 통 상가 매입은 가장 오래된 수익형 부동산 재테크방법 중 하나다. 은퇴를 준비하는 이들 중에 어느 정도 재력을 갖춘 경우라면 상가 건물을 통째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30억~40억원 정도로 다소 큰 돈이 들긴 하지만, 3~5층짜리 건물 전체에 대한 소유권을 갖기 때문에 단독 점포에 투자했을 때보다 관리 등 편리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K씨의 경우처럼 자칫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상가 투자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통 상가 투자법을 알아본다. ◇개미 투자자가 돼라=가장 중요한 원칙은 계약서를 믿지 말라는 것이다. 건물 소유자와 임차인이 체결한 계약서는 단지 계약서일 뿐 앞으로도 그렇게 되리란 보장이 없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매도자와 중개업자들은 이를 근거로 수익률을 포장할 경우가 많다. 임차인, 즉 자영업자들은 부침이 심하다. 10년 이상 한자리에서 영업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꼼꼼한 현장 조사를 통해 임차인들의 영업 실태를 확인해 임대료를 연체할 가능성 여부 등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통 상가의 경우 매도 희망가와 매수 희망가의 격차가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도자의 경우 상가 매각에 따른 기회 비용을 감안해 가격을 높게 부르기 마련. 여건이 좋은 물건일수록 격차는 더 벌어진다. 이를 좁히는 방법은 부지런해지는 것이다. 원하는 물건이 있을 경우 끈기를 갖고 매도자와 협상해 원하는 가격까지 가격을 낮춰야 한다. 부지런한 만큼 더 보상을 받는다. 그래도 안 된다면 미련 없이 포기하는 편이 낫다. ◇수익률 환상에서 깨어나라=통 상가를 매입할 때 향후 건물가격이 오를 것을 염두에 두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임대 수익을 올리는 것이 우선 목표다. 때문에 수익률을 우선적으로 따져야 된다. 하지만 수익률이 높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수익률이 높은 경우 상대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통 상가는 건물을 지은 지 10년이 넘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물 자체에는 이상이 없더라도 배관 등 내부 설비 노후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다. 수익률이 2~3% 정도 낮은 경우라도 유지보수비를 줄여 건물에 재투자한다면 오히려 수익률이 높은 것보다 유리한 경우도 많다. 상가에 고시원이나 원룸이 입주한 경우 임대 수익률이 10%를 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업종은 해가 지날수록 임대 수입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임차인에 대한 고려도 필수적이다. 대기업이나 은행 지점, 영업에 소질있는 수완이 좋은 상인 등이 우수한 임차인이다. 건물주가 가장 선호하는 은행 지점은 보증금을 높게, 월 임대료를 낮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금융권은 대개 5년 단위, 최근 증가추세인 기업형슈퍼마켓(SSM)은 10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한다. 이들 금융기관이나 SSM은 점포를 폐쇄하고 철수할 가능성이 자영업자보다 낮다. 하지만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은 계약에 불과하다. 반드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은행 지점의 경우 3~5개월치의 임대료만 물어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경매는 반드시 전문 지식을 갖춰야=경매를 통한 낙찰은 통 상가를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경매에 나온 물건은 권리관계가 깨끗한 경우가 없다. 이런 물건은 기피대상이어서 그만큼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권리관계가 복잡할수록 수익률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욕심을 부려 가격만 보고 낙찰 받을 경우 당장 명도 과정에서부터 문제에 부딪칠 수 있다. 경매를 통해 통상가를 마련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본인이 해박한 경매지식을 갖추고 있거나 경매 컨설팅업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경매 컨설팅업체의 목표는 낙찰 보수에 있는 만큼, 모든 것을 보증해주진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통째 매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단지 내 상가는 독점적인 상권을 확보한 경우가 많아 투자에 성공할 확률이 그만큼 높다. 이 경우 단지 크기가 500가구 정도에 상가 건물 면적이 800㎡정도(가구당 1.65㎡ 이내)인 것을 고르는 게 좋다. 매수할 경우 단지내 상가가 대한주택보증의 분양 보증 범위 안에 포함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건설사나 시행사가 부도날 경우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앞서 본인 투자성향 파악해야=투자자 자신이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도 통 상가 투자에서는 중요하다. 꼼꼼한 성격에 시간 여유가 많은 투자자라면 직접 건물과 다수의 임차인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건물 관리인을 두거나, 중개업소에 위탁해야 하는데 이 경우엔 점포수가 많을수록 불리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 만큼 중개수수료 등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통 상가를 매입할 때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 금액이 총 매입가의 30%를 넘지 않도록 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30억원짜리 통 상가를 살 경우 대출이 10억원이상을 넘으면 불리하다. 은행 지점의 경우 보증금을 많이 주기 때문에 해당 건물은 적은 비용으로도 매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이 철수할 경우 보증금을 내줘야 하는데, 이 때 자기 돈이 거의 없을 경우 낭패에 빠지기 쉽다. 은퇴 생활자의 경우 한 번 투자에 실패하면 더 이상 재기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과도한 빚 리스크는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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