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개방’으로 불리는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그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이른바 ‘사회통합적 시장경제’가 거론되는 데 대해 정부 내에서 논의가 없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은 한마디로 ‘허구’”라며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신자유주의는 글로벌리즘과 시장자유주의의 강화, 정부개입 축소 등으로 대변되는 정책노선. 여당 내에서는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고용ㆍ복지 확대와 소득 재분배를 중심으로 한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를 어젠다로 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형일 열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세계화의 조건을 오직 시장질서에만 의존하려는 신자유주의는 더 이상 성장의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이해찬 총리는 “IMF 수습과정에서 상당수 기업이 넘어갔으며 현재 국내 굴지의 기업들도 외국인 지분이 약 60%에 달해 경영권 간섭만 받지 않을 뿐 사실상 소유권이 (외국자본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고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외환위기의 숨은 주역은 신자유주의였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자유주의 비판) 움직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한부총리는 그러나“세계 어느 나라 도일방적으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펴지는 않는다”면서“비판주의자들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개념은 틀렸다”고못박았다. 그는“신자유주의로 가는 미국도 의료보험이나 국민연금을 운영하고 있다“며“나라별로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지적하기도했다.
한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이 결코 신자유주의만을 맹신, 추종한 게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당 일각에서 ‘IMF원죄론’을 들먹이며 신자유주의를 계속 맹공할 경우 정부 정책이 어느 정도 신자유주의적인가를 놓고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