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혈세먹는 하마' 여수박람회장, 결국 쪼개 팔고 장기임대 허용

통매각서 방식 변경

폐막 이후 3년이 다 되도록 새 주인을 찾지 못했던 여수박람회장이 결국 매각 방식을 바꾼다. 12만㎡가 넘는 빈 땅은 쪼개서 팔고 건물 등의 시설은 장기임대방식의 사업제안도 할 수 있도록 했다. 고작 3개월짜리 행사를 위해 1조8,000억원의 돈을 쏟아부은 것도 모자라 버려진 시설을 관리하는 데 수백억원의 혈세를 투입했던 상황에 새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양수산부와 여수세계박람회재단은 2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여수박람회장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어 이런 방침을 소개했다.


정부는 지난 2012년 열린 여수세계박람회 시설을 짓기 위해 1조7,921억원을 쏟아부었다. 문제는 폐막 이후 시설의 다른 용도를 찾지 못했다는 것. 2012년 9월을 시작으로 세 차례 진행된 매각 작업은 모두 실패했다. 원인은 12만7,000㎡의 빈 땅과 연면적 14만㎡에 달하는 시설을 한꺼번에 파는 통매각 방식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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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이 늦어지면서 시설을 유지하는 데 또 세금이 들어갔다. 2013년과 2014년 2년간 관리비 적자만도 146억원이었는데 모두 정부 보조금으로 메꿔졌다. 여수세계박람회의 상징이었던 35m짜리 원형 철골구조물인 '빅오(Big O)'도 곳곳이 녹이 슬 만큼 초라한 모습으로 전락했다.

정부가 시설의 사후활용계획을 전면 수정한 것도 이 같은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밑 빠진 독'으로 전락한 엑스포 시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뒤늦게 한 셈이다. 우선 시설들이 철거된 탓에 빈 땅으로 버려져 있는 나대지는 필지별로 나눠 매각할 수 있도록 했다. 빅오를 포함해 스카이타워·국제관 등 남아 있는 건물은 사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 임대방식으로도 투자가 가능해졌다.

정부는 이 같은 투자 방식을 적용해 오는 9월22일까지 사업제안서를 접수 받아 평가를 통해 25일 사업시행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김준석 해수부 해양산업정책관은 "투자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만큼 여수박람회장 투자를 위한 사업제안이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투자의향을 보이는 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실시해 실제 투자로 이어지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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