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늙은 코끼리를 구하는 10가지 방법

비제이 고빈다라잔·크리스 트림블 지음, 21세기북스 펴냄<br>레드오션서 지속적 성장하려면… 과거영광 잊고 새 사업모델 창조해야



치열한 경쟁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흔히 잊기 쉬운 교훈 중 하나는 ‘남과 달라야 한다’는 점이다. 수많은 경쟁 제품과 비교해 뚜렷이 구분되지 않는다면, 고객의 눈길을 끄는 일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우유 산업의 경우를 보자. 매장에 수많은 브랜드의 우유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고객들은 세일을 하거나 덤을 주는 우유를 구매하는 것이 보통이다. 저마다 자신들의 제품이 우수하다고 주장하지만 고객들 눈에는 우유들이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우유 같은 소비재만이 아니다. AT&T, NTT에 이어 세계 3대 통신회사인 도이치 텔레콤도 우유업체와 유사한 고민을 하고 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차이나 모바일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역시 시장에서 추락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도이치 텔레콤은 구글ㆍ애플ㆍ노키아ㆍ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독특한 사업을 만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한 IBM의 최고경영자(CEO)인 사무엘 팔미사노는 어떤 기업이라도 혁신하지 않으면 ‘생필품 지옥’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책은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고 싶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들이 제시한 개념은 상당히 획기적이다. 그들은 공정ㆍ제품ㆍ서비스 혁신이라는 기존의 혁신 논리를 뛰어넘는 ‘전략적 혁신(strategic innovation)’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강조한다. 전략적 혁신이란 한마디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는 것으로, 사업에 대한 기존의 정의나 성공방식을 뛰어넘는 시도를 말한다. PC를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델 컴퓨터, 조립식 가구시장을 개척한 이케아, 저가 항공사업의 표준을 만들어낸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레드오션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사업방식을 창출하는 전략적 혁신 뿐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혁신의 주된 장애물이 창의력이나 기술 부족이 아니라 혁신에 대한 무지, 리더들의 관심부족, 실행력 미비 등 경영과 관련된 이슈가 더욱 중요하다. 저자들은 전략적 혁신을 성공하기 위해 ▦잊기 ▦빌려오기 ▦학습하기 등 3가지 과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째, 과거 핵심사업을 성공시켰을 때 정의한 모든 영광을 잊어야 한다. 과거의 대답은 관행이나 고정관념으로 전락하게 마련이며 결국은 제2의 천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기존기업이 전략적 혁신을 추진할 때 신생 기업과 비교 우위에 있는 부분으로 핵심사업의 경쟁력 있는 자산을 빌려오는 것이다. 예컨대 기존 기업은 고객, 유통망, 브랜드 가치, 신뢰성, 제조능력, 여러 기술의 전문성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리더들은 가정, 사고방식, 편견을 잊고 자산과 역량은 반드시 빌려와야 한다. 끝으로 학습이다. 빠른 학습은 수익성을 실현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위험에 노출될 확률을 낮추며,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미쓰비시, 시티그룹, 닛산,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늙은 코끼리들이 뒤뚱거리는 반면, IBM, P&G, 네슬레, 디즈니 같은 늙은 코끼리들은 여전히 춤을 추고 있다. 그 차이는 단 한 가지, 바로 혁신을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시 춤추고 싶은 코끼리라면 이 책을 꼭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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